최 장관과 허민 국가유산청장은 7일 오후 서울 종묘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시의 세운상가 재개발 계획에 따른 입장을 발표했다. 지난달 30일 서울시는 고시를 통해 세운재정비촉진지구와 세운4구역에서 가능한 건축물의 최고 높이를 70m에서 145m로 늘렸다. 최 장관은 “종묘는 조선 왕실의 위패가 모셔진 신성한 유산이자 우리나라 유네스코 세계유산 1호의 상징적 가치를 가진 곳”이라며 “이러한 가치가 훼손될 수 있는 현 상황이 매우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이날 최 장관과 허 청장은 종묘 입구인 대위문에서 종묘 정전까지 걸으며 경관을 둘러본 뒤 서울시의 재개발 계획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최 장관은 “권한을 조금 가졌다고 해서 하고 싶은 대로 다 하겠다는 서울시의 발상과 입장을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며 “이게 바로 6, 70년대식 마구잡이 난개발 행정 아닌가”라고 말했다. 허 청장도 “정부가 1995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첫 등재했던 게 종묘인데, 높은 빌딩은 수백 년간 유지해 온 우리 역사 문화 경관을 위협할 것”며 “이러한 위험을 자초한 건 대한민국 수도이자 유산 보호 책무가 있는 서울시”라고 주장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선 “세운4구역에 거주한다”고 신원을 밝힌 시민이 “문체부는 대법원 판단을 존중하라”며 최 장관에게 항의하기도 했다. 문체부는 2023년 9월 서울시의회가 의결한 ‘서울시 문화재보호 조례 일부개정안’을 무효로 해달라며 소송을 걸었지만 지난 6일 패소했다. 개정 전 조례에선 국가지정문화재의 외곽 경계에서 100m 이내는 보존지역으로 지정된다. 보존지역 밖에서도 건설 공사가 문화재에 미칠 영향이 확실하다고 판단되면 인허가 재검토가 가능하다. 세운4구역은 종묘에서 약 180m 떨어져 보존지역에 해당되진 않는다. 서울시의회는 “이 조항이 상위법인 문화유산법에서 위임하지 않은 과도한 규제”라며 삭제하는 개정안을 의결했다. 이에 국가유산청(당시 문화재청)이 개정 조례가 문화유산법에 위배된다고 판단해 시의회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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