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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외국 모욕죄·대북 전단죄…입법 균형 의심스럽다

입력 2025-11-07 17:24   수정 2025-11-08 00:23

외국, 외국 국민, 특정 인종의 명예를 훼손하거나 모욕하면 최대 5년 이하 징역형에 처하는 형법 개정안을 범여권 의원 10명이 발의했다. 기존 형법상 명예훼손죄의 ‘반의사 불벌’ 조항과 모욕죄의 ‘친고’ 조항을 적용하지 않는 등 문제가 있어 보인다. 민주국가를 지탱하는 핵심 가치인 표현의 자유, 집회·결사의 자유를 침해하는 과잉 입법이라는 비판이 불가피하다.

표현·집회의 자유가 절대적인 것은 아니지만 자유로운 비판과 참여 보장 차원에서 국가·국가원수 모독죄를 폐지한 게 벌써 수십 년 전 일이다. 외국과 외국인이라고 헌법상 국민의 핵심 권리를 제한하며 특별히 보호해야 할 이유를 찾기 어렵다. 중국과 중국인을 과잉보호한다는 의구심도 크다. 법안 발의 의원들은 ‘특별히 중국과 중국인을 겨냥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법안 제안 이유서에서 ‘짱깨·북괴·빨갱이 발언’만을 혐오 사례로 언급했다. 쪽바리 양키 등 비슷한 수위의 표현이 오래전부터 있었는데 갑작스레 혐중·혐북만 문제 삼으니 의아하다는 반응이 많다.

처벌 수위도 명예훼손은 최대 5년, 모욕은 1년 징역형으로 너무 세다. 입법에 참고했다는 일본의 ‘혐오발언 해소법’은 벌칙조항을 두지 않고 국가와 지방공공단체에 교육활동을 할 것을 요구하는 정도다. 상대국과의 외교 마찰을 입법 사유로 꼽은 것도 공감하기 어렵다. 혐일·혐미가 외교 문제로 비화하지 않은 것처럼 민간에서의 다양한 의견 표출로 상호양해하면 될 일을 긁어 부스럼 만드는 일이다.

‘제2의 대북전단금지법’이 동시에 추진되는 점이 걱정을 더한다. 그제 법제사법위를 통과한 항공안전법은 문재인 정부 시절 표현의 자유 침해로 위헌 판정을 받은 대북전단금지법과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다. 주무장관은 ‘이념적인 문제가 끼어들지 않도록 했다’지만 적용 대상이 법인·기관·단체로 광범위해 믿기 어려운 해명이다. ‘입틀막 국회’라는 비난을 피하려면 민주주의의 요체인 헌법상 가치와 관련된 규제 입법은 최소한으로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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