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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자칼럼] 감원의 경영학

입력 2025-11-07 17:25   수정 2025-11-08 00:25

미국 아마존은 지난달 28일 1만4000명 규모의 인력 구조조정 계획을 내놨다. 비용 절감을 통해 인공지능(AI)과 자동화 투자를 위한 재원을 마련한다는 설명이었다. 이날 아마존 주가는 전날보다 1.12% 올랐다. 투자자 중 상당수가 감원 계획을 긍정적으로 해석한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전체 본사 직원의 8%인 2만7000명을 해고한 2022~2023년에도 이 회사 주가는 꾸준히 우상향 곡선을 그렸다.

미국에서는 인력 구조조정이 금기어가 아니다. 기업설명회(IR) 같은 공개석상에서 대놓고 감원 계획을 발표하는 상장사가 수두룩하다. 기업이 수익성과 경쟁력을 지키기 위해 능동적으로 움직이고 있음을 알리는 것이 ‘해고 선언’의 목적이다. 시장 반응은 그때그때 다르다. 선제적인 비용 절감인지, 자금난에 따른 불가피한 해고인지에 따라 주가가 오르기도 하고 내리기도 한다. 인사관리 측면에서도 감원은 긍정적인 면이 있다. 느슨한 조직 분위기를 다잡고, 저성과자를 걸러내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미국 기업의 10월 감원 인원이 15만3074명을 기록했다는 소식이다. 동월 기준으로 22년 전인 2003년 이후 최대다. 1~10월 누적 감원 인원도 109만9500명으로 지난해보다 65% 늘었다. 미국 경기가 나쁘지 않음에도 감원이 증가하는 이유는 복합적이다. AI 등 신기술 보급으로 적은 인력으로 기업을 운영할 수 있게 된 영향이 제일 크다. 마이크로소프트처럼 코로나19 팬데믹 초기에 필요 이상으로 인력을 많이 뽑아 뒤늦게 조정에 나선 사례도 적잖다. 관세 전쟁이 소비 위축으로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기업 감원을 부추기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국에선 정규직 직원을 내보내는 게 쉽지 않다.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가 있을 때, 해고를 피하기 위해 충분한 노력을 기울인 후에야 인력 구조조정이 가능하다. 노동조합과의 협상, 정부 신고 등 해고 절차도 까다롭다. 미국을 따라 하는 게 능사는 아니다. 하지만 고용경직성 문제를 계속 외면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역설적으로 감원이 자유로워야 증원도 수시로 이뤄진다.

송형석 논설위원 clic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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