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동서발전 울산화력발전소 보일러 타워 붕괴는 노후 구조물의 구조 안전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지 않은 채 무리하게 철거하려다 비롯됐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7일 울산 소방당국과 경찰에 따르면 무너진 보일러 타워는 1981년 준공 이후 40년가량 전기를 생산하다가 2021년부터 사용이 중지된 60m 높이의 철재 구조물이다.
동서발전이 해체 공사를 발주해 HJ중공업이 시행을 맡았고, 코리아카코(발파업체)가 하도급받아 지난달부터 취약화 작업을 하던 중 사고가 났다. 취약화 작업은 발파를 통한 철거 전 구조물이 쉽게 무너지도록 하기 위해 지지대 역할을 하는 철재 등을 미리 잘라 놓는 공정이다. 붕괴는 구조물 내부 25~30m 높이에서 산소절단기 등 공구로 구조물 일부를 절단하는 작업을 하던 중 발생했다. 관련 업계에선 작업 중 한쪽에 하중이 더 많이 실리면서 무게중심이 흔들려 사고가 났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추정했다. 소방당국도 현장 브리핑에서 “구조물 기둥 등을 다 자르고 하기 때문에 거기에서 흔들렸다든지, 기울어졌다든지 여러 문제가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작업 전에 제대로 된 안전 관련 조치가 이뤄졌는지가 사고 원인을 규명하는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중심이 흔들려 한쪽으로 무게가 실렸더라도 주변에서 보일러 타워가 넘어지지 않도록 와이어(끈)가 잡아 주는 설비나 받쳐주는 안전 장치가 있었는지 종합적으로 따져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구조물의 노후화가 예상보다 심각해 작은 충격에도 순간적으로 뒤틀리면서 한쪽으로 쏠렸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정창삼 인덕대 스마트건설방재공학과 교수는 “철거를 위해선 결국 하중을 받는 기둥을 손대야 하는데 오래된 구조물일수록 비틀림에 매우 약하다”며 “비틀림이 발생하면 완전히 넘어가 버린다”고 설명했다.
울산경찰청은 이날 수사전담팀을 구성해 본격 수사에 들어갔다. 전담팀은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 등을 염두에 두고, 보일러 타워 철거 작업을 맡은 원하청 계약 관계, 구체적인 작업 내용 등을 확인할 방침이다.
붕괴사고가 일어난 지 하루가 지났지만 생존자 소식은 들리지 않고 있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번 사고로 인한 인명 피해 규모는 작업자 9명 중 사망 3명, 사망 추정 2명, 매몰 상태의 실종 2명, 사고 직후 병원으로 이송된 부상자 2명 등이다. 소방당국은 구조견, 음향탐지기, 열화상 카메라 등 가용 수단을 총동원해 매몰자 수색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무너진 철재 구조물과 자재 등으로 공간이 협소하고, 소방대원들이 일일이 손으로 장애물을 헤치며 진입을 시도하는 등 구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울산=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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