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말레이시아 래퍼 나메위(중국명 황밍즈)가 대만 인플루언서 아이리스 시에(본명 시에위신) 사망과 관련해 경찰서를 직접 찾았다.
7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나메위가 아이리스 시에 죽음과 관련해 전날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경찰에 의해 구금됐다고 보도했다.
나메위는 경찰 자수에 앞서 지난 5일 밤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에 범죄 혐의를 인정하고, 경찰 조사를 받겠다는 의지를 밝히며 전적으로 협조하겠다고 다짐했다. 나메위는 "도망치지 않겠다"며 "이전 7건의 체포 영장에 대해 자진 신고를 했다"면서 경찰서 앞에서 찍은 영상을 공유하기도 했다.
아이리스 시에는 지난달 22일 오후 1시 40분쯤 쿠알라룸푸르의 한 호텔 욕조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현지 경찰은 그녀가 심장마비로 인해 갑자기 사망한 것으로 봤지만, 여러 정황들을 보고 살인 사건으로 전환해 수사해 왔다.
아이리스 시에는 대만의 간호사 출신 인플루언서로 과감한 노출 의상을 입은 모습을 공개하며 주목받았다. 특히 2022년 이탈리아 랜드마크인 콜로세움 앞에서 찍은 사진은 과감한 노출 의상과 포즈로 1만 5000명이 넘는 이들로부터 '좋아요'를 받았다.
프랑스 파리 루브르 박물관 앞에서는 시스루 브라톱을 입고 사진을 찍다가 현지 경찰이 출동하는 사건도 발생했다. 경찰은 그를 박물관 밖으로 내쫓았는데, 이를 두고 "표현의 자유를 억압한다"는 의견과 "옷차림이 장소에 맞지 않았다"는 의견이 충돌하기도 했다.
루브르 박물관 공식 웹사이트에 적힌 규정에는 방문객들은 박물관 직원들과 다른 방문객들을 위해 적절한 행동을 취할 것을 명시하고 있다. 규정에 따르면 수영복 또는 맨발 등은 허용되지 않는다. 또 발가벗는 행동, 상의를 탈의하는 것도 허용되지 않는다. 외설적 행동도 금지되어 있다.
50만 명이 넘는 팔로워를 보유하며 활발하게 활동하던 아이리스 시에는 사망 직전 나메위와 호텔에 머물렀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호텔방에서 마약으로 추정되는 알약을 발견한 후 나메위를 검거했다. 이후 진행된 마약 검사에서 암페타민, 메스암페타민, 케타민, THC 양성 반응이 나온 것으로 전해진다.
나메위는 마약 소지, 복용 등과 관련된 혐의로 체포돼 기소됐지만, 보석으로 풀려났다.
다만 나메위는 마약 투약과 아이리스 시에의 죽음과 연관성에 대해서는 부인하고 있다. 그는 자신의 SNS에 "(사망에) 깊은 유감을 느낀다"며 "경찰 보고서가 공개되면 진실이 밝혀질 것"이라고 적었다.
나메위는 중국계 말레이시아 래퍼로, 말레이시아에서 금기시되는 주제, 즉 음란물, 종교, 중국의 검열에 대한 풍자적인 노래와 뮤직비디오로 명성을 얻었다. 2021년 그는 중국 민족주의자들을 조롱하고 대만 주권과 신장 위구르족 박해 등 정치적으로 민감한 주제를 다룬 곡 'Fragile'을 발표했는데, 이 곡은 중국어권 사람들에게는 큰 인기를 끌었지만, 중국에서는 금지됐다.
한편 말레이시아에서 마약 소지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으면 최대 5년의 징역형과 태형을 선고받을 수 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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