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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습뽑아 4일 교육뒤 일당 줘놓고 채용거부…법원 "부당해고"

입력 2025-11-09 15:14   수정 2025-11-09 15:21


수습(시용) 근로자로 뽑아 나흘간 교육하고 일당까지 받은 사람의 채용을 일방적으로 거부한 것은 부당 해고라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1부(양상윤 부장판사)는 울산 소재 의료기 도·소매업체인 A사가 중앙노동위원회를 상대로 부당해고 구제 재심 판정을 취소해달라며 낸 소송에서 지난 9월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A사는 2023년 10월 채용공고를 낸 뒤 여기에 지원한 B씨에게 대표이사 면접을 거쳐 지점 근무·교육 일정을 안내했다. B씨는 이에 따라 하루에 4시간씩 4일간 매장 상품의 용도와 위치 파악, 고객 응대 방법 등 교육을 받았다.

그런데 같은 달 말일 A사는 B씨에게 전화로 근로계약을 체결하지 않겠다고 통보했다. 바로 다음 날에는 B씨에게 4일 치 일당을 급여로 지급했다.

B씨는 채용 거부가 부당하다며 울산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 신청을 했고, 지노위는 이를 인용했다. A사가 이에 불복해 중노위에 재심을 신청했으나 기각되자 소송을 제기했다.

중노위는 A사가 상시근로자 수가 5명 이상인 사업장으로 근로기준법이 적용되며, B씨가 엄연히 수습 근로자 지위에 있었다는 점을 들어 A사의 조치가 부당했다고 봤다.

법원도 이와 같은 취지의 판단을 내렸다. 2022년 대법원 판결에 따르면 근로계약은 묵시적 약정으로도 성립할 수 있으며, 시용 기간에 있는 근로자도 확정적인 근로관계에 놓인 것으로 본다.

재판부는 “A사와 B씨는 근로계약 체결 전 업무 적격성을 관찰·판단하고 평가하기 위해 일정 기간 시험적으로 고용하기로 하는 묵시적 합의를 했다고 봄이 상당하다”며 “일당을 지급한 점에 비춰 볼 때 B씨 교육 기간은 시용 계약의 체결을 위한 평가 단계에 불과한 것이 아니라 근로의 대가를 지불하고 업무 수행에 필요한 교육·훈련을 하는 근로기간으로 봐야 한다”고 판시했다.

A사가 B씨에게 구두로 채용 거부를 통보한 것도 근로기준법 27조 위반이라고 법원은 판단했다. 해당 조항은 사용자가 근로자를 해고하려면 해고 사유와 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해야 그 효력이 있다고 규정한다. 재판부는 “A사는 B씨의 불성실한 근무태도, 역량 미달 등을 채용 거부 사유로 들었으나 B씨가 실무 교육을 받고 있었고, 근무 기간이 16시간밖에 되지 않아 충분히 개선의 기회가 부여될 수 있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납득하기 어려운 주장”이라고 지적했다.

장서우 기자 suw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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