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달성하려면 다수의 대규모 원전을 지어야 한다. 정부가 신규 원전보다 재생에너지 산업 육성에 더 초점을 맞추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가솔린과 디젤 등 내연기관 자동차 대신 전기·수소차 생산을 늘리는 과정에서 국내 자동차 생태계가 큰 충격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많다. 경제계는 “미국과 중국 등 주요 경쟁국들이 온실가스 감축 정책에 대해 사실상 외면하는 상황에서 한국만 ‘과속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며 “지금이라도 속도 조절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정부안에 따르면 전력(발전) 부문의 감축 부담이 가장 크다. 2018년 대비 최소 68.8%, 최대 75.3%를 줄여야 하며, 이를 모두 원전으로 대체하려면 신규 원전 수십기를 지어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철강·정유·석유화학 부문 역시 직격탄이 예상된다. 석유화학의 핵심 원료인 납사 공급이 감소하면 국내 생산망 전반에 연쇄 충격을 줄 수도 있다.
수송 부문의 감축률은 기존 50.5%에서 60.2%로 10%포인트(약 900만 톤) 늘어난다. 이는 상한선 60% 감축안(62.8%)과 큰 차이가 없다. 전기·수소차 전환 정책을 가속화한다는 방침으로 해석됐다. 내연기관 자동차 생산 축소가 본격화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유승훈 서울과기대 교수는 “전기차는 구조가 단순해 부품 수가 크게 줄기 때문에 국내 부품업체의 대규모 도산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한국은 ETS 제도와 NDC 목표가 직접 연동된다. 정부가 감축 목표에 맞춰 배출권 총량을 정하면, 기업은 할당량이 줄어든 만큼 초과 배출분을 시장에서 비용을 지불하고 사야 한다. 한 중견기업 관계자는 “전 세계 배출량의 30%를 차지하는 중국이 완만한 감축 목표를 유지하는 상황에서 한국만 고강도 감축을 추진하면 제조업 경쟁력이 약화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하지은/김형규 기자 hazz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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