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급격한 다이어트를 하던 가수 현아가 공연 중 무대에서 실신해 팬들의 우려를 샀다.
10일 방송가에 따르면 현아는 전날 마카오 아웃도어 퍼포먼스 베뉴에서 열린 '워터밤 2025 마카오' 무대서 자신의 히트곡인 '버블팝'을 선보이다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당시 현장에서 관객들이 찍은 영상을 보면 격렬한 춤을 추며 회전하던 현아는 눈이 저절로 감기면서 그대로 무대에 드러눕고 말았다. 그의 의상은 땀으로 범벅이 된 상태였다.
당황한 댄서들은 황급히 그의 상태를 살폈고 보안요원이 그를 안고 무대 밖으로 내려갔다. 음악 반주가 멈추자 놀란 팬들이 당황해하며 어쩔 줄 몰라 하는 상황이 영상 속에 담겼다.
결혼 후 다소 살이 찐 듯한 모습으로 나타났던 현아는 지난달 3일 다이어트를 선언했다. 이어 다음날에는 한 달 만에 10kg가량 체중 감량했다고 몸무게를 인증하기도 했다.
현아는 과거에도 혹독한 다이어트 및 저체중으로 인한 미주신경성 실신 증세를 겪었다고 고백했다.
이후 의식을 회복한 현아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프로답지 못한 모습을 보여줘 미안하다"면서 "사실은 나도 아무 기억이 안 난다"고 말했다.
이어 "많은 마카오 팬들도 와줬고, 다들 돈 주고 보러 온 무대였을 텐데 미안하다"며 "앞으로 더 체력을 키우겠다. 나는 괜찮으니 걱정하지 말라"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현아처럼 한 달에 10kg을 감량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일이라고 경고한다.
공연 중 실신한 이유는 단순히 '힘들어서'가 아니라, 몸의 여러 생리적 균형이 무너졌기 때문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
한 달에 10kg을 빼려면 하루 약 2500~3000kcal의 열량 적자가 필요하다. 이는 보통 사람들의 하루 기초대사량보다 많은 수치다.
먹는 칼로리보다 쓰는 칼로리가 훨씬 많은 비상모드 상태에서 우리 몸의 혈당, 혈압, 전해질 농도가 떨어지면 저혈당, 저혈압, 어지럼증, 실신이 생길 수 있다.
일부 사람들이 단기간에 살을 빼려고 거의 굶는 수준의 극단적인 다이어트를 할 경우 이뇨제, 다이어트약, 사우나 감량 등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이럴 때 나트륨·칼륨·마그네슘 같은 전해질이 무너지면 심장 부정맥, 근육 경련, 의식 저하까지 이어질 수 있다.
아울러 급감량으로 근육이 줄면 체력이 급격히 떨어지고 혈액 산소 공급이 줄어들 수 있다.
근육은 단순히 몸을 움직이는 것뿐 아니라, 에너지를 저장하고 순환시키는 창고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또한 급격한 다이어트는 코르티솔(스트레스 호르몬) 증가, 성호르몬·갑상선호르몬 감소를 유발하고 면역력 저하를 부른다. 이 상태에서는 조금만 무리해도 피로 누적, 생리 이상, 감염 위험이 커진다.
강재헌 강북상섬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다이어트를 계획할 때는 한 달 감량 목표는 2~4kg 이내로 (체중의 약 5% 이내) 해야 하며 굶거나 단식해서는 안 된다"며 "단백질·수분을 충분히 보충하면서 체력에 맞는 운동 등을 병행해 점진적으로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강 교수는 "단백질을 충분히 섭취하며 유산소(걷기·자전거 등)와 근력운동을 주 3~5회 꾸준히 병행하면 좋다"면서 "체중계보다 근육량과 체지방률 변화에 초점을 맞춰라"라고 조언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관련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