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률(63)은 경계인으로 살아왔다. 중국 옌볜의 조선족 가정에서 태어난 중국동포 3세인 그의 출신, 소설가로 시작해 마흔 살에야 영화감독의 길에 들어선 인생 행보가 이를 고스란히 보여준다. 한국과 중국 사이에 끼어 있던 정체성과 활자에서 시작해 스크린으로 방향을 튼 예술적 궤도는 그를 국적이나 장르의 담론을 벗어나 새로운 길을 추구하는 자유로운 예술가로 이끌었다.장률은 특히 부산국제영화제(BIFF)와 인연이 깊다. 2005년 ‘망종’으로 뉴커런츠상을 받은 이후 2016년 ‘춘몽’이 개막작에 선정되는 등 내놓는 작품마다 BIFF를 통해 관객과 만났다. 신진 영화인 발굴 프로그램인 ‘샤넬X비프 아시아영화아카데미’ 교장으로 나서기도 했다.
지난 9월 막을 내린 ‘제30회 BIFF’에서 장률은 변방의 경계인을 넘어 아시아 영화의 한 축을 세운 대가로 자리매김했다. 신작 ‘루오무의 황혼’으로 BIFF가 처음 신설한 경쟁부문 대상인 ‘부산 어워드’를 수상했다. 그는 “부산이 불러준다면 언제든 뛰어오겠다”고 말했다.
유승목 기자 mo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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