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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 방지턱' 걸린 中전기차…내수 공급과잉, 해외 무역장벽

입력 2025-11-10 17:38   수정 2025-11-11 01:23

중국 전기차 업체들의 질주에 브레이크가 걸렸다. 공급 과잉 여파로 중국 내수 시장 수익성이 급락한 상황에서 미국에 이어 유럽연합(EU)도 중국산 전기차 견제에 본격 나서서다. 130개 업체가 난립한 중국 전기차 시장의 ‘교통정리’에 속도가 붙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0일 자동차업계와 외신 등에 따르면 EU 집행위원회는 다음달 10일 ‘경제적 소형 전기차’ 규격 신설안을 발표한다. 모든 승용차에 일괄 적용되는 안전·기술 기준을 소형 전기차에 한해 완화하는 내용이 담긴다. 유럽 메이커들이 1만5000~2만유로(약 2500만~3330만원)대 소형 전기차를 보다 싼 값에 만들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해 마련한 법안이다. 차체 크기와 무관한 안전·기술 규제 탓에 소형 전기차 제조원가가 중국보다 훨씬 높다는 유럽 기업들의 호소를 받아들인 것이다.

EU는 ‘2035년 내연기관차 판매 금지’ 방침도 재검토에 들어갔다. 스테판 세주르네 EU 집행위원회 부위원장은 지난 4일 “지금처럼 방관하면 유럽의 연간 자동차 생산이 1300만 대에서 900만 대로 줄어들 것”이라며 “2035년 내연기관차 전면 금지 목표에 유연성을 부여해야 한다”고 했다.

이 역시 중국을 겨냥한 조치로 업계는 해석한다. 올 상반기 중국의 유럽 전기차 판매량은 34만7135대로 전년 동기 대비 91% 급증했고, 시장 점유율은 2.7%에서 5.1%로 확대됐다. EU가 지난해 10월부터 중국산 전기차에 최대 45.3% 관세를 부과했는데도 중국의 기세를 꺾지는 못했다. 중국 업체들이 100% 관세를 물리는 미국을 피해 유럽에 화력을 집중한 영향이다. 업계에선 새 규격이 신설되면 유럽 메이커들이 저가 전기차를 앞세워 중국의 공세에 맞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중국 내부에선 공급 과잉이 자동차 업체들을 벼랑 끝으로 내몰고 있다. 한국자동차연구원이 이날 공개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완성차 내수 판매는 2690만 대로 전체 생산능력(5507만 대)의 절반에 그쳤다. 수출 물량(약 586만 대)을 고려해도 공장 가동률이 60%에 불과하다는 의미다.

공급 과잉은 출혈 경쟁으로 이어지고 있다. 비야디(BYD), 샤오펑 등 중국 전기차 업체 6곳의 평균 차량 판매가격은 2021년 3만1000달러(약 4500만원)에서 지난해 2만4000달러(약 3485만원)로 떨어졌다. 이로 인해 평균 수익률은 2017년 8%에서 2024년 4.3%로 반토막이 됐다. 중국 전기차 제조사 130곳 가운데 지난해 흑자를 기록한 업체는 BYD, 테슬라차이나, 리오토, 지리 등 4곳에 그쳤다.

이에 따라 중국 전기차 분야 구조조정에 속도가 붙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글로벌 컨설팅업체 앨릭스파트너스는 2030년까지 130개 업체 중 약 15곳만 생존할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 정부도 내년부터 전기차 보조금 지급 중단을 예고하는 등 교통정리에 들어갔다.

양길성 기자 vertig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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