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0일 ACE KRX금현물 ETF의 종가는 2만7500원으로, 시총은 2조8655억원으로 집계됐다. 시총은 2021년 12월 상장 이후 최고치를 새로 썼다. 순자산액이 2조9000억원을 웃도는 ACE KRX금현물은 국내에서 가장 큰 금현물 ETF다.
이 ETF의 주가는 한 달 전 고점을 형성한 뒤 줄곧 하락세였다. 주가는 지난달 15일 3만2015원(종가 기준)을 기록하며 고점을 기록했다. 미국 연방정부의 셧다운(일시 업무정지) 등으로 미·중 무역 갈등이 재점화하면서,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부각된 영향이다. 이후 미·중 갈등이 봉합 수순을 보이면서 금값이 조정받았고 ETF 주가도 하락세를 보였는데, 시총은 오히려 최고치를 경신한 것이다.
주가 하락에도 시총이 치솟은 건 신규자금이 많이 유입됐기 때문이다. ETF는 자금이 들어오면 새로 '좌'(주)를 발행하게 된다. 때문에 주가가 낮아졌더라도 신규 설정이 이뤄지면 ETF 좌수가 대량으로 늘어 시총이 되레 커질 수 있다.
특히 개인 투자자들 자금이 대거 유입됐다. 지난달 10일부터 전날까지 최근 한 달간 기관이 4058억원 순매도했는데, 이 물량을 개인(4101억원 매수 우위)이 고스란히 받았다.
이들은 향후 금값의 장기 상승을 가정하고, 지금을 저가 매수 기회로 본 것으로 풀이된다. ACE KRX금현물 종목 게시판에서 한 투자자는 "사놓고도 떨어지길 바라는 유일한 종목"이라며 "확신의 우상향 종목이어서 '세일'(주가 하락) 때마다 꾸준히 샀다"고 말했다.
국제 금 ETF도 자금이 계속 유입되기는 마찬가지다. 투자정보 플랫폼 트레이딩뷰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가장 거래가 활발한 금 현물 ETF인 'SPDR Gold Trust'(GLD)의 자산 규모는 1335억달러(약 194조원)로 미국 5000여개 ETF 중 13번째로 커졌다.
최근 발표된 세계금협회(WGC) 보고서에 따르면 금 ETF는 전 세계적으로 올 3분기에 사상 최대 규모의 자금 유입이 있었는데, 보유량이 222톤 증가했고 그 중에 62%가 미국 수요였다. 이 기간 글로벌 중앙은행의 금 매수량이 220톤이었는데, 투자자들이 매입한 금의 규모가 글로벌 중앙은행의 수요와 맞먹는 셈이다. 그만큼 금에 대한 시장 수요가 강하다는 의미다.
국내든 해외든 금 현물 ETF로 자금이 꾸준히 들어오는 건 향후 금값 상승에 대한 기대가 반영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WGC는 보고서에서 "미국의 3분기 전체 금 수요 중 74%가 ETF에서 발생했다"면서 금 가격을 결정하는 수요에서 'ETF'의 역할이 상당히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ETF 수급을 통해 향후 금의 시세를 가늠할 수 있단 해석도 가능하다.
보고서는 또 "ETF 수급을 차치해도 금 가격은 향후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금괴나 보석을 사는 소비자 수요가 여전히 높은 데다, 생산자들이 비용 부담으로 공급을 늘리지 못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여기에 ETF로 몰리는 자금까지 더해지면서, 금 시세는 앞으로도 강세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안진우 NH아문디자산운용 부장은 "전 세계적으로 금 ETF에 자금이 꾸준히, 가파르게 유입되고 있는 만큼 향후 금 수요는 여전히 유효할 것이라고 본다"고 밝혔다.
그는 다만 "주된 수급 주체가 국내 금현물 ETF는 개인, 국제 금현물 ETF는 기관"이라며 "국내외 할 것 없이 저가 매수에 나선 모습이지만, ETF 수급으로 금값이 지지받는 건 탄탄한 '큰 손'들이 떠받치는 미국 시장이다. 이 점을 유념해 투자에 참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신민경 한경닷컴 기자 radi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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