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테슬라가 양극재, 음극재, 동박업계 국내 소재사들과 직접 접촉하고 있다. ‘배터리 사는 회사’에서 ‘만드는 회사’로 변신하기 위해서다. 수직계열화를 통해 마진을 높이는 동시에 자체 ‘테슬라 생태계’를 만들겠다는 전략이다.
11일 배터리업계에 따르면 테슬라 구매팀은 최근 국내 배터리 소재 업체들과 잇달아 접촉하며 공급을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배터리 핵심 소재인 양극재, 음극재는 이미 조달처를 정했고 추가 파트너를 물색 중이다. 테슬라는 국내 한 동박회사와도 수주를 논의중인데 내년도부터 공급이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테슬라가 확보한 소재들은 미국내 공장에서 사용될 예정이다. 테슬라는 미국에 자체 배터리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텍사스주 공장에서 차세대 배터리인 46시리즈를 소량 생산하고 있는데, 생산량을 대폭 늘리려 하고 있다. 현재는 테슬라 사이버트럭에 사용되는데 사용처를 넓힐 계획이다. 네바다 주에서는 에너지저장장치(ESS)용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공장을 짓고있다. 내년도부터 본격 가동이 예정돼있다. 중국 상하이, 독일 베를린 등에서도 배터리 자체 생산을 하려고 시도 중이다.
테슬라는 자체 생산과 동시에 ‘파운드리 모델’을 강화하고 있다. 소재 조달과 배터리 설계를 스스로 담당하고 배터리 제조사에는 생산만 위탁해 마진을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테슬라가 파운드리 방식을 강화하려고 하자, 다른 전기차 경쟁사들도 유사한 모델을 도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테슬라의 수직계열화 강화가 단순히 제조 효율성 제고를 넘어, 향후 전기차·에너지·로봇 등으로 사업을 확장하기 위한 ‘기술 생태계 통제 전략’의 일환으로 보고 있다. 테슬라는 현재 자율주행 모빌리티, 휴머노이드 등으로 사업범위를 넓히고 있는데 모두 배터리가 필수적이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기술력을 높이기 위해 배터리 단계에서부터 자체 기술이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머스크 CEO는 비슷한 이유로 배터리만큼 필수적인 반도체까지 수직계열화 하겠다는 계획을 밝히고 있다. 자율주행 모빌리티나 휴머노이드에서 인공지능(AI) 반도체는 핵심 소재다. 지난 7일 머스크 CEO는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AI 반도체칩과 관련 “우리가 거대한 칩 공장을 직접 만들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머스크 CEO의 수직 통합 전략에 대해서 아직까진 업계의 부정적인 반응이 많다. 배터리·반도체 양산에 뛰어든다고 해도 수율(양품의 비율)을 잡지 못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배터리·반도체 전문 기업들 조차도 불량률을 장기간 해결하지 못하는 사례가 많기 때문이다. 다만 전기차, ESS 업계 1위 테슬라가 중장기적으로 대량양산에 성공한다면, 중간재를 수출을 담당하는 국내 업계의 판도가 바뀔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소재사 입장에선 판로를 확장할 수 있고, 배터리 셀 업체 입장에서는 마진 감소가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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