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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들어올 때 상장"…무신사·구다이글로벌 '10兆 대어' 몸풀기

입력 2025-11-11 17:44   수정 2025-11-17 15:44


마켓인사이트 11월 11일 오후 5시 10분

올해 기업공개(IPO) 시장에선 유독 대어급이 없었다. 2월 상장한 시가총액 5조원대의 LG CNS가 유일했다. 6월 코스피지수가 3000을 넘었을 때만 해도 IPO 시장은 겨울이었다. 주식시장 강세가 얼마나 지속될지 한 치 앞을 예상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연말로 갈수록 사상 최고치 행진을 이어가면서 얼어붙었던 IPO 시장이 녹기 시작했다. 무신사, 구다이글로벌, CJ올리브영, 케이뱅크 등 조 단위 대어들까지 앞다퉈 상장을 서두르는 배경이다. 시장에서는 역대급 유동성 장세가 펼쳐진 2021~2022년 모습이 재현될 것이란 기대도 나온다.
◇ 빨라진 대어급 ‘IPO 시계’
11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인공지능(AI), 뷰티, 핀테크 등 성장산업을 중심으로 상장 시계가 빨라지고 있다. 코스피지수가 4000을 넘어서자 “지금이 상장 적기”라고 판단한 곳들이 줄을 서고 있다.

대표 주자는 무신사와 구다이글로벌이다. 두 회사 모두 기업가치 10조원을 목표로 세웠다. 무신사는 이달 이사회를 열어 상장 주관사를 선정할 계획이다. ‘조선미녀’ ‘티르티르’ 등 인기 브랜드를 앞세워 급성장한 구다이글로벌도 증권사들에 입찰제안요청서(RFP)를 발송할 계획이다.

CJ올리브영도 상장 재추진 후보로 꼽힌다. 2022년에는 공모시장이 얼어붙으며 상장 대신 모회사 CJ와의 합병을 검토했지만, 최근 K뷰티 열풍과 함께 관련 기업 주가가 급등하자 다시 IPO로 방향을 튼 것으로 알려졌다.

‘상장 삼수생’ 케이뱅크도 상장 예비심사를 신청하며 재도전에 나섰다. 그동안 재무적 투자자(FI)들과 기업가치를 두고 줄다리기를 벌였지만, 증시 회복으로 공모 여건이 개선되자 타협점을 찾았다.

AI 스타트업 업스테이지도 상장 대열에 합류했다. 대규모언어모델(LLM) 기술력을 앞세워 기업가치 2조원 이상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밖에도 상장에 본격 시동을 걸고 있는 대형 스타트업이 적지 않다는 후문이다.
◇ “유동성 넘치는 지금이 골든타임”
IPO 대어들이 증시 입성을 위한 본격적인 몸풀기에 들어가면서 내년 IPO 시장 열기는 한층 뜨거워질 것으로 전망된다. 중소형 기업 위주였던 올해와는 공모시장 판도가 달라질 것이란 관측이다.

2021~2022년 역대급 유동성 장세를 방불케 하는 상황이 펼쳐질 것이란 기대도 나온다. IPO 시장의 연간 공모금액을 살펴보면 2021년 19조7000억원, 2022년 15조6000억원에 달했다. 이후 2023~2024년에는 4조원을 넘지 못했다.

CJ올리브영과 케이뱅크처럼 적정 몸값을 놓고 투자자들과 줄다리기한 기업들이 다시 상장에 나서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성장 자금이 절실한 기업들에는 지금 시장 분위기를 놓치면 ‘골든타임’을 잃을 수 있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증시 투자 대기자금도 급증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증시 대기자금(투자자예탁금)은 지난달 말 기준 85조4569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다. 작년 말보다 57% 넘게 늘었다. 시장에선 이 자금이 자연스럽게 IPO 공모시장으로도 유입될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공모 수요도 확연히 살아났다. 하반기 수요예측을 진행한 26개 기업 중 25곳이 공모가를 희망범위 상단에서 확정했다. 공모주 청약 흥행도 이어지고 있다. 이날 씨엠티엑스는 코스닥시장 상장을 위한 일반청약에서 증거금 13조8622억원을 모았다. 올해 이뤄진 코스닥 IPO 청약 가운데 가장 많은 증거금을 끌어모았다. 대한조선과 이노테크, 노타 등 새내기 종목 주가도 공모가 대비 15~362%가량 급등했다.

정부의 정책 기조도 대형 기업 상장에 힘을 보태고 있다. 배당소득 분리과세 완화, 모험자본 공급 확대 등 ‘증시 부양책’이 이어지면서 공모시장에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정부가 자본시장 활성화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어 내년 IPO 시장에 거는 기대가 그 어느 때보다 크다”고 말했다.

최한종/최석철 기자 onebel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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