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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TKG휴켐스와 '질산 전쟁' 돌입

입력 2025-11-11 17:44   수정 2025-11-12 08:33

㈜한화가 질산(HNO3) 공장을 추가로 준공하고 상업 가동에 들어갔다. 자체 그룹 소화물량만 생산하던 ㈜한화는 추가로 생산되는 질산은 외부에 판매한다는 계획이다. 산업용 화약과 반도체 세정제 등을 제조하기 위한 필수 원료인 질산 시장의 ‘절대 강자’로 군림하고 있는 TKG휴켐스는 긴장하고 있다.

11일 화학업계에 따르면 ㈜한화 글로벌 부문은 최근 전남 여수산업단지에 연산 40만t 규모 질산 공장을 준공하고 상업 가동을 시작했다. 이 설비는 ㈜한화가 2021년 2849억원을 투자한 공장이다. 여수공장 가동으로 ㈜한화의 질산 생산량은 울산의 온산공장에서 생산하는 연 12만t을 포함해 총 52만t으로 늘어났다.

㈜한화는 전국의 공장에서 생산하는 질산 중 11만t을 화약 제조를 위해 자체 사용하고 나머지 41만t을 외부에 판매할 계획이다. 온산공장에서는 중간재인 초안(NH4NO3)을 생산해 반도체·디스플레이 공정용 소재 업체에 공급하고, 충북 보은공장에서는 산업용 화약으로 가공해 구리·리튬 등 금속 광산용으로 납품할 예정이다. 의료 분야에서는 아산화질소(N2O·의료용 마취가스) 원료로의 수요도 겨냥한다. 회사 측은 연간 1000억원 이상의 추가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질산은 산업용 화약과 반도체·디스플레이 세정제 등의 원료가 되는 기초 필수 소재다. 부식성과 산화력이 높은 위험 물질이어서 저장·운반과 안전관리가 어렵다. 초기 투자비가 많이 소요돼 다른 기업들이 질산 시장 진입을 꺼린 이유다.

국내 질산 시장은 TKG휴켐스가 90%를 장악하며 사실상 독점 체제를 유지해 오고 있다. TKG휴켐스는 2006년 TKG태광(옛 태광실업)이 남해화학으로부터 인수한 회사다. TKG휴켐스의 연간 생산능력은 150만t으로 아시아 최대 규모다. 질산의 안정적인 공급이 필요했던 ㈜한화는 2019년 조인트벤처 등 다양한 방식을 통해 TKG휴켐스 지분 인수를 타진했지만, TKG휴켐스의 모회사인 TKG태광과의 입장 차이로 지분 인수가 무산됐다. ㈜한화가 질산을 독자 생산하는 내재화 전략으로 선회한 배경이다.

㈜한화의 질산이 외부에 나오자 TKG휴켐스는 일단 긴장하면서 지켜보고 있다. 국내외에서 질산이 품귀 현상을 빚을 정도로 공급자 우위 시장이어서 새 수요처를 발굴하는 것은 어렵지 않겠지만, ㈜한화는 한국바스프, OCI 등과 함께 TKG휴켐스의 최대 고객이다.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슈퍼사이클 진입으로 질산은 공급이 수요를 따라잡지 못하는 국면”이라며 “당장은 질산 가격의 오름세가 유지될 가능성이 높아 한화의 공장 증설에 따른 시장 충격은 크지 않겠지만, 한화의 추가 움직임을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김진원 기자 jin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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