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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銀 "주택시장 합리적 기대 무너져…금리 내리면 집값만 올라"

입력 2025-11-11 19:21   수정 2025-11-12 00:39

막연한 집값 상승 기대가 높은 상황에서는 기준금리를 내려도 경기 부양 효과가 제한되고 집값만 더 자극할 수 있다는 한국은행의 분석이 나왔다.

11일 한은은 윤진운·이정혁 조사역이 쓴 ‘진단적 기대를 반영한 주택시장 DSGE모형 구축 및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이 같은 견해를 밝혔다.

보고서는 주택가격전망 CSI(소비자동향지수) 자료를 분석한 결과 국내 주택시장 참가자들의 기대가 합리적인 선을 벗어났다고 평가했다.

보고서는 “지난해 하반기 이후 국내 경제 성장세가 부진했지만 서울 아파트를 중심으로 수도권 주택가격이 높은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며 “주택 수요는 경기 상황보다 미래 주택가격에 대한 경제 주체의 심리에 상당한 영향을 받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최근 수도권 집값 상승폭이 경제 여건에 비해 과도하다는 의미다.

연구팀은 합리적 기대가 무너진 주택시장엔 ‘진단적 기대’가 자리했다고 분석했다. 진단적 기대는 경제 주체가 주택가격 상승과 관련한 과거 또는 최근의 뉴스 정보, 기억 등으로 경제 여건 변화와 무관하게 미래에도 주택가격 상승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기대하는 것을 의미하는 경제학 용어다.

보고서는 이런 진단적 기대가 형성된 상황에서는 통화정책 효과가 부동산 쪽에 집중된다고 분석했다. 모형 분석 결과에 따르면 진단적 기대가 있는 상황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한 후 여덟 분기(2년) 지난 시점에 주택가격은 합리적 기대가 있는 상황에 비해 56% 더 높게 상승했다. 경제 주체가 금리 인하의 주택 가격 부양 효과를 과도하게 평가한 결과 시중 자금이 부동산 시장에 몰리기 때문이다.

경제 성장 효과는 상대적으로 위축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주택시장에 진단적 기대가 있을 때 국내총생산(GDP)과 투자, 소비는 합리적 기대하에서보다 각각 8%, 9%, 10% 하락했다. 집값 상승 기대가 과도하게 형성돼 있을 때 금리를 인하하면 성장 제고 효과는 크지 않고 집값 상승 폭만 커진다는 게 연구팀의 결론이다.

연구진은 정부가 일관성 있는 주택시장 정책을 펴야 한다고 조언했다. 보고서는 “진단적 기대로 인한 부정적 영향을 완화하기 위해서는 경제 주체가 과도하게 주택가격 상승 기대를 형성하지 않도록 주택시장 관련 대책을 일관성 있게 지속적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통화정책을 완화할 땐 거시건전성 정책을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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