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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혈세로 피의자 64명 태워온 캄보디아 전세기…비용 출처는 '오리무중'

입력 2025-11-12 07:00   수정 2025-11-12 07:02


캄보디아에서 피싱 등 각종 사기 범죄에 가담한 한국인 64명을 국내로 송환하는 데 투입된 정부 예산 집행 주체를 놓고 부처 간 책임 떠넘기기가 벌어지고 있다. 최소 1억원 이상의 전세기 항공료가 세금으로 투입된 것으로 추정되지만, 경찰청과 외교부 등 소관 부처에서 전세기 임차 비용 출처에 대한 명확한 답변을 내놓지 않으면서다.

12일 경찰청·외교부·법무부가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세 부처 모두 캄보디아 한국인 피의자 국내 송환에 투입된 비용을 묻는 국회 측 질의에 "우리 소관이 아니다"라는 취지로 답변한 것으로 파악됐다. 외교부는 "관련 비용은 경찰청에 문의하라"고 답했고, 법무부 또한 "법무부 소관이 아닌 경찰청 소관 사항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경찰청은 "전세기 송환 비용은 정부합동대응팀 차원에서 처리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인 피의자 64명을 국내로 송환하는 데 투입된 비용 내역과 지출 주체를 어느 부처도 명시하지 못한 것이다.

앞서 정부는 외교부·법무부·경찰 등으로 구성된 정부합동대응팀을 캄보디아 현지에 급파했다. 캄보디아에 구금된 한국인 피의자를 송환하고 '코리안 데스크'(한국인 사건 전담 경찰관) 설치 등을 캄보디아 외교 당국과 논의하는 업무를 맡아 왔다. 실제 정부합동대응팀은 지난달 18일 대한항공 전세기를 투입해 한국인 피의자 64명을 국내로 송환했는데, 이는 단일 국가에서 이뤄진 최대 규모의 범죄인 동시 송환 기록이다.

현행 범죄인인도법에 따르면 항공료 등 범죄인 송환에 드는 비용은 범죄인을 넘겨받은 나라가 부담하게 돼 있다. 이에 따라 이번 송환 비용은 우리 정부가 전액 부담하게 된다. 야권 관계자는 "정부가 비용을 부담했음에도 합동대응팀 소속 부처 어느 곳에서도 예산 집행 내역을 명확히 설명하지 않아 국민 세금이 어떻게 사용됐는지 불투명해졌다"고 지적했다.


통상 한국인 범죄자를 국내로 송환하는 데 드는 비용은 경찰청이 부담해 왔다. 지난 9월 필리핀에서 범죄자 49명을 송환할 때도 항공료·공항세 납부에 경찰청 예산 8595만원이 투입됐다. 캄보디아 사태에서 국내로 송환된 한국인 피의자가 64명인 점을 감안하면, 항공료와 공항세 등으로만 1억원 이상의 정부 예산이 쓰였을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경찰청이 송환 비용 집행 내역을 묻는 국회 측 질의에 "정부합동대응팀 차원에서 처리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하면서 실제 사용된 예산은 '깜깜이' 상태다.

범죄자 송환에 투입된 국민 세금을 회수할 명확한 근거가 없다는 점도 문제로 꼽힌다. 현행 국제수형자이송법 제33조는 '형이 확정된 수형자를 국내로 데려올 경우, 이송 비용을 본인이 부담'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캄보디아 사태처럼 형이 확정되지 않은 피의자를 송환할 경우 이송 비용을 회수할 근거 조항이 전무해 국민 세금으로 관련 비용을 충당해야 한다.

이와 관련 경찰청은 "캄보디아 송환 대상자를 대상으로 몰수·추징 보전을 진행 중"이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경찰이 추진 중인 몰수·추징 보전은 범죄 수익을 대상으로 할 뿐 송환 비용은 해당하지 않는다. 이를 두고 정치권 관계자는 "한국인 범죄자 송환에 투입된 혈세 출처를 명확히 공개하고 피의자 송환에 투입된 세금 회수를 위한 관련 법 제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정상원/김다빈 기자 top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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