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만난 김은주 연합정밀 대표(사진)는 “서울 국제 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회(ADEX)를 계기로 우리 제품을 구매하려는 글로벌 방산 기업의 문의가 늘어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회사는 1980년부터 통신용 커넥터, 전자파 차폐용 케이블 등 방산 부품 3만 종의 국산화를 주도했다. 김 대표는 “80여 명의 베테랑 연구원과 쌓아온 기술력을 다른 회사가 단숨에 따라잡긴 어려울 것”이라며 “K-2 전차, K-9 자주포 등에 부품을 납품한 성과를 토대로 방산 선진국에서도 성과를 낼 것”이라고 강조했다.비상장사인 이 기업이 국내외에서 주목받게 된 건 2018년 미국 국방군수국(DLA)의 인증제품목록(QPL·qualified product list)에 명단을 올린 아시아 유일 기업이 되면서다. 통상 5년 넘게 150여 가지의 시험 검증을 통과해야만 받을 수 있는 이 인증은 미국 방산 시장에 진입할 때 반드시 필요하다. 김 대표는 “세계 시장을 과점한 미국 암페놀과 TE커넥티비티, 타이코일렉트로닉스와 국내 중소기업이 겨루게 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글로벌 기업을 상대하기 위한 강점으로는 ‘가성비’를 꼽았다. 김 대표는 “외국산 부품보다 90% 저렴한 가격으로 제때 납기를 맞출 수 있는 생산 노하우를 보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QPL 인증을 앞세워 국내에서도 고품질의 방산 부품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김 대표는 “섣불리 생산능력(CAPA)을 늘리기보다 양질의 제품을 균일하게 만들어내는 데 집중할 계획”이라고 했다. 최근에는 케이블, 커넥터 등에서 더 나아가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사업군을 넓혀가고 있다. 서울 아덱스에서 선보인 슬립링이 한 예다. 슬립링은 K-2·K-9 포탑 회전체, 레이더 시스템 등의 무기가 360도로 회전할 때 케이블이 꼬이거나 끊기지 않도록 하는 장치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한항공, 한국항공우주산업(KAI), 현대로템 등의 기업과 협업하고 있다.
이 회사의 지난해 매출은 127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03억원에서 21% 늘어난 125억원을 기록했다. 김 대표는 “기업공개(IPO)를 무리해서 추진하기보다 회사의 내실을 다지는 데 집중할 것”이라며 “미국과 유럽, 일본 등을 중심으로 점진적으로 수출을 늘려 2030년까지 수출 비중을 절반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원종환/박진우 기자 won040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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