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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1470원 터치…이창용 "대외 변수에 지나치게 민감"

입력 2025-11-12 17:36   수정 2025-11-13 00:39


원·달러 환율이 12일 장중 1470원을 터치했다. 외국인 투자금 이탈과 엔화 약세가 원화 가치를 끌어내리면서 지난해 말 비상계엄 선포로 정치적 불확실성이 극대화된 시기의 환율 수준까지 치솟았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시장이 대외 불확실성에 과도하게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며 경계감을 드러냈다.
◇7개월 만에 장중 고가 1470원대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오후 3시30분 기준)은 전날보다 2원40전 상승(원화 가치는 하락)한 1465원70전에 주간 거래를 마쳤다. 이날 환율은 2원30전 내린 달러당 1461원에 출발했지만 곧 상승세로 전환됐다. 오후 한때 1470원을 터치하기도 했다. 장중 고가가 1470원대를 기록한 것은 지난 4월 9일 이후 7개월 만이다.

이날 환율이 오른 건 외국인 투자자의 국내 증시 이탈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날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4278억원어치 순매도했다. 서학개미 등 국내 투자자의 해외 투자 수요도 견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 통화가치 측면에선 엔화 약세에 동조됐다. 엔·달러 환율은 달러당 154엔대에서 상승세가 이어졌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연일 재정건전성보다 경기 부양을 중시하는 발언을 내놓은 데 따른 영향이다.

최근 환율은 비상계엄으로 정치적 불확실성이 컸던 시기와 비슷한 수준에서 움직이고 있다. 계엄 당일인 지난해 12월 3일 원·달러 환율은 장중 1442원까지 올랐고, 올해 4월 말까지 약 5개월간 1410~1480원대에서 움직였다. 정치적 불안이 해소된 5월 1300원대로 내려갔지만, 지난달부터 이날까지 31거래일 연속 1400원 위에서 상승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이 총재는 이날 싱가포르에서 한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의 인공지능(AI) 관련 주가 변동성, 미국 정부의 셧다운, 달러 강세, 일본 정부의 정책 불확실성, 미·중 무역 관계, 한·미 투자 패키지 등을 원화 약세 요인으로 언급했다. 그러면서 사견을 전제로 “시장이 이런 불확실성에 지나치게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이 총재는 “당국은 과도한 변동성이 발생할 경우 시장에 개입할 의지가 있다”며 구두개입성 발언도 내놨다. 이 발언이 알려진 직후 환율은 장중 2원 가까이 급락하기도 했다.
◇일제히 급등한 국고채 금리
국고채 금리는 일제히 급등했다. 이날 서울 채권시장에서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날보다 0.092%포인트 상승(채권 가격은 하락)한 연 2.923%에 거래를 마치면서 연중 최고치를 경신했다. 10년 만기 금리는 0.081%포인트 오른 연 3.282%, 5년 만기 금리는 0.097%포인트 상승한 연 3.088%에 거래됐다.

이 총재가 이날 인터뷰에서 데이터 기반 통화정책에 관해 언급하면서 “금리 인하의 강도와 시기, 심지어 방향 전환까지도 데이터에 달려 있다”고 말한 것이 금리 급등의 도화선이 됐다. “네거티브(마이너스) 아웃풋갭을 고려하면 완화적 통화사이클을 유지할 것이라는 게 공식 입장”이라는 전제를 깔았지만, 시장은 ‘방향 전환’ 언급을 ‘금리 인하 사이클이 종료됐다’는 취지로 받아들였다.

한은은 이와 관련해 “데이터를 기반으로 통화정책을 한다는 원론적인 의미에서 나온 답변”이라며 “완화적 통화 사이클 유지에 무게를 두고 해석해야 한다”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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