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용 가스 제조업체 에어퍼스트(옛 린데코리아)는 6년 전 토종 사모펀드(PEF) IMM PE가 인수한 뒤 급성장했다. 매출이 2019년 1797억원에서 지난해 7483억원으로 연평균 32.5% 증가했다. 이 기간 정규직은 173명에서 276명으로 60% 늘었다. 성장의 출발점은 ‘토종 기업화’였다. 글로벌 기업 린데 본사의 승인만 기다리던 경직된 의사결정 구조를 탈피하고, 부지 매입과 설비 시공을 포함한 턴키 방식 수주를 도입해 삼성전자 물량을 연이어 따냈다. IMM PE는 인수대금(1조4000억원) 외에도 1조2000억원을 추가로 투자해 성장을 뒷받침했다.

PEF는 경영권을 인수한 뒤 가장 먼저 경영진과 직원이 회사 성장에 집중할 수 있도록 이해관계를 일치시킨다. UCK파트너스는 2013년 공차코리아를 인수한 후 ‘국내 사업 정비→본사 인수→일본 진출’ 등 중장기 계획을 임직원과 공유하고, 단계별 목표 달성 시 명확한 인센티브를 제시했다. 2019년 매각 시기 매출은 7배, 연평균으론 43.7% 급증했다.
PEF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이번 베인앤드컴퍼니 조사에서 PEF가 투자한 321개 기업 중 55곳은 유상증자 등을 통해 추가 투자를 단행했고, 43곳은 연관 기업을 인수하는 ‘볼트온’ 전략을 폈다. JKL파트너스는 크린토피아의 사업 영역을 호텔·병원 등 기업 간 거래(B2B)로 확장하고, 세탁물을 집 앞에서 수거하는 모바일 시스템도 도입했다. 기존 대주주 체제에서는 실무진이 비용 부담을 우려해 제안조차 못 하던 사업이지만 인수 직후 과감한 투자가 이뤄졌다. 경영권이 바뀐 2021년 795억원이던 매출은 지난해 2797억원으로 연평균 34% 급증했다.
성과에 따른 충분한 보상도 이어졌다. 케이엘앤파트너스는 프랜차이즈 업체 맘스터치를 인수한 뒤 임직원이 가맹점을 확장하거나 해외 진출에 성공하면 기본급의 1000%에 달하는 연간 보너스를 제시했다. 인수 이후 매장 수는 1150개에서 1460개로 늘었고, 전체 매출도 75% 증가했다. 이 같은 변화는 중소·중견기업의 체질 개선에도 기여하고 있다. 베인 조사에 따르면 PEF가 투자한 기업들의 연간 수출액 증가율은 11%로, 국내 제조업 평균(3%)의 약 4배에 달한다.
MBK파트너스의 홈플러스 투자처럼 모든 투자가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PEF산업 전체의 규제로 이어진다면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순기능까지 잃게 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한 PEF 대표는 “투자 실패 요인을 성찰하고 개선하는 계기로 삼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산업 전체를 규제 대상으로 삼는 접근은 너무 큰 비용을 초래할 것”이라고 말했다.
차준호/최다은 기자 chac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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