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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F 없인 불가능했다…SK·LG·롯데 사업 구조조정 파트너로

입력 2025-11-12 17:46   수정 2025-11-13 01:14

마켓인사이트 11월 12일 오후 4시 2분

지난해부터 재계의 최대 화두는 사업구조 재편이었다. SK그룹을 중심으로 비주력 사업을 매각하고 핵심 사업에 집중하려는 움직임이 숨 가쁘게 이어졌다. 사모펀드(PEF)는 이 과정에서 쏟아지는 매물을 받아내는 역할을 했다. 인수한 회사를 재정비해 신사업을 찾는 다른 기업에 매각하며 산업 구조조정의 선순환을 이끌기도 했다. PEF 자본이 한국 산업계에서 빼놓고 얘기할 수 없는 윤활유이자 톱니바퀴 역할을 한다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 구조조정 윤활유 역할

PEF 자본을 가장 적극적으로 활용한 곳은 SK그룹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2023년 말 ‘서든데스(돌연사)’ 위기론을 제시한 뒤 PEF와 수많은 사업구조 재편 딜을 성사시켰다. SK피유코어(현 피유코어)를 4000억원에 글랜우드PE에 매각하고, SK쉴더스와 SK렌터카는 EQT파트너스와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에 각각 팔았다.

PEF 도움 없이는 SK그룹의 사업구조 재편이 적기에 속도감 있게 진행되기 어려웠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SK그룹은 비주력 사업부 매각을 통해 그룹 전반의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SK온 등 신규 자금이 필요한 계열사에 유동성을 공급했다.

PEF는 대기업 사업구조 재편 과정에서 인수한 매물을 신사업을 찾는 다른 기업에 넘기기도 한다. 솔믹스(옛 SK엔펄스 파인세라믹스사업부)가 대표적인 예다. 한앤컴퍼니는 2023년 이 회사를 인수한 뒤 각종 사업 비효율을 개선해 1년여 만에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을 두 배 가까이 늘렸다. 솔믹스의 성장세를 눈여겨본 TKG태광(옛 태광실업)은 그룹의 신성장동력으로 반도체 소재·부품 사업을 택했고, 지난달 솔믹스 인수를 마무리했다. PEF가 산업 재편 과정에서 선순환 역할을 한 셈이다.

LG화학도 PEF를 파트너로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사업을 재편하고 있다. 지난 6월엔 수처리 필터 사업을 글랜우드PE에 1조4000억원에 매각하고, 에스테틱사업부를 VIG파트너스에 2000억원에 팔았다. 롯데그룹 역시 비주력 계열사인 롯데렌탈을 어피니티에 매각하는 거래를 진행하고 있다.
◇ 위기 산업 정상 궤도로
PEF가 위기에 내몰린 국내 산업의 구원투수 역할을 맡아 정상 궤도에 올려놓은 사례도 적지 않다. 모두가 조선업을 외면하던 2019년 제이앤프라이빗에쿼티(PE)는 조선기자재 업체 현대힘스를 인수해 공격적인 신규 투자를 했다. 경북 포항1공장 인근에 매물로 나온 조선기자재 공장을 인수해 생산 설비를 확충하고 전남 영암에도 공장을 추가로 확보했다. 1000억원 넘는 신규 투자도 이뤄졌다. 투자를 늘리기 위해 제이앤PE는 2021년 이후 배당금을 한 푼도 받지 않았다.

조선업 호황기가 돌아오자 HD현대중공업과 HD현대삼호, HD현대미포에서 선박 블록 공급 주문이 물밀듯이 들어왔다. 현대힘스는 올 상반기 매출 1207억원, 영업이익 155억원을 거뒀다. 반기 실적만으로도 제이앤PE가 인수하기 전인 2018년 연간 매출(1154억원)과 영업이익(89억원)을 훌쩍 넘어섰다.

VIG파트너스가 2023년 인수한 이스타항공도 비슷한 사례다. 당시만 해도 이스타항공은 언제 망해도 이상하지 않은 회사였다. 완전자본잠식에 빠져 3년째 항공기를 한 대도 띄우지 못하고 있었다. 주요 노선권이 소멸될 위기였다. 모두가 망설일 때 VIG는 과감하게 경영권을 인수하고 유상증자로 1100억원을 투자했다. 올해도 700억원을 추가 투입했다. 이스타항공은 올해 흑자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된다.

PEF 자본이 투입되면서 국내 산업계 구조조정 시스템 자체가 변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과거에는 한계에 내몰릴 때까지 버티던 기업이 기업회생을 신청해 강제 구조조정 절차를 밟았다면 최근엔 회사가 완전히 망가지기 전 PEF에 손을 내미는 기업이 늘어나 민간 주도 구조조정이 이뤄지고 있다. 투자은행(IB) 관계자는 “국책은행 등 금융권의 희생이 뒤따르는 사후 구조조정에 비해 민간 주도 사전 구조조정은 사회적 비용을 아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박종관 기자 p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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