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췌장암으로 사망한 고(故) 스티브 잡스의 투병기가 공개됐다.
11일 방송된 KBS 2TV '셀럽병사의 비밀'에서는 스티브 잡스의 생로병사가 다뤄졌다.
스티브 잡스의 사인은 췌장 신경내분비종양. 이비인후과 전문의이자 웹소설작가 이낙준은 "집념을 담아 아이폰을 세상에 내놓을 때 췌장암 투병 중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정확히 말하면 고형암의 일종인 췌장암이 아니라 유사한 종양인 췌장 신경내분비종양이었다. 신경계와 내분비 조직이 서로 엉켜 종양이 생긴다. 췌장이 등 쪽에 있다"면서 "갑자기 등 통증이 생기거나 혈당이 정상이었는데 당뇨가 생기거나 악화하면 검진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췌장암은 치사율이 높은 반면 췌장 신경내분비 종양은 5년 생존율이 96%로 예후가 꽤 좋은 편. 하지만 스티브 잡스는 2011년 10월 5일 56세 나이로 사망했다.
스티브 잡스는 요로결석 때문에 병원을 자주 찾았고 그 과정에서 췌장 신경내분비 종양을 발견했다. 증상이 없는 상태에서 발견하면 완치할 수 있었지만 문제는 스티브 잡스의 고집이었다. 스티브 잡스는 수술을 거부하고 엄격한 채식 위주 식단을 고집했다.

당시 스티브 잡스는 인상적으로 읽은 책에서 모든 병의 원인이 점액이라 육류나 유제품을 먹으면 점액이 쌓이고 채소와 과일을 먹으면 점액을 배출된다는 내용을 신봉했다. 건강을 위해 단식을 하고 물로 대장을 씻어내는 장세척도 받았다.
이에 대해 이낙준은 "단식하면 가벼운 행복감을 느낄 수 있다. 지방과 근육을 분해해 케톤이 나오면 포도당 같은 역할을 한다. 몸이 가벼워지고 머리가 개운해지는 것 같은데 착각이다. 암환자는 절대 하면 안 된다"면서 "체력이 떨어져 수술도 못하고 항암치료도 못한다. 장세척도 하면 장내 미생물 환경이 안 좋아지고 수분과 전해질이 배출된다. 건강한 성인이면 상관없지만 병이 있는데 왜 이런 짓을 하는 건지 이해가 안 된다"고 토로했다.
스티브 잡스가 자서전을 쓰면서 한 말에 따르면 그는 자기 몸이 노출되는 것을 원치 않았다고 한다. 스스로 통제해야 직성이 풀렸던 스티브 잡스는 누군가에게 몸을 맡기는 걸 어렵게 느꼈으리라는 것. 그렇게 진단 9개월 만에 수술받게 된 스티브 잡스는 과일 스무디만 골라 마셨다.

이낙준은 "건강한 사람도 과일주스만 먹으면 안 좋다. 단백질 섭취가 중요하다"면서 "과일에는 당분이 많다"고 설명했다.
이어 "췌장에서 인슐린을 분비해야 하는데 기능이 떨어져 있고 당뇨라는 만성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면서 "당을 준다는 건 암세포에 밥을 주는 거다. 수술로 약해진 췌장에 혈당이 올라가고 악순환"이라고 꼬집었다.
2007년 1월 아이폰이 나왔을 대는 이미 암이 전이된 상태였고, 제일 심각한 건 간이었다. 스티브 잡스는 최고의 의료진을 모아 직접 치료법을 선택했고, 이 자리에 항상 데리고 간 사람이 아들 리드였다. 아들 리드가 졸업하는 모습만 보게 해달라고 기도한 스티브 잡스는 2011년 10월 5일 56세로 세상을 떠났다.
스티브 잡스는 최첨단 유전자 서열 분석을 한 최초의 환자로 당시 비용은 1억 원이 넘었지만 덕분에 우리는 당시 스티브 잡스가 받은 검사를 14만원이면 받아볼 수 있다. 아들은 암치료 스타트업 투자자로 알려져 있다. 사망은 그의 인생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어려서부터 아버지의 병을 고치기 위해 의사를 꿈꿨던 리드는 2023년 31살의 나이에 벤처캐피털(VC)을 설립하고 새로운 암 치료법 투자에 매진하고 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관련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