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3대 석학으로 불리는 얀 르쿤 메타 수석과학자가 메타를 떠나 창업을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파이낸셜타임즈(FT)는 11일(현지시간) 르쿤이 앞으로 몇 달 안에 메타를 떠날 계획이라고 지인들에게 밝혔다고 보도했다. 스타트업 창업을 위한 자금 조달을 위한 논의도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르쿤은 1980~90년대 AI 연구가 침체했던 이른바 'AI 겨울'에도 연구를 이어간 학자 중 한 명이다. 그 결과 딥러닝 모델 중 하나이자 현재 이미지 인식 기술의 토대가 된 '합성곱 신경망(CNN)' 기술을 개발했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제프리 힌턴 캐나다 토론토대 교수, 요슈아 벤지오 몬트리올대 교수와 함께 2018년 '컴퓨터과학계의 노벨상'이라고 불리는 튜링상을 수상했다.
르쿤은 마크 저커버그 최고경영자(CEO)의 초빙으로 2013년 페이스북(현 메타)의 인공지능 연구소 초대 소장으로 부임했다. 르쿤이 메타에서 설립한 기초 AI 연구(FAIR)팀은 회사의 첫 번째 오픈소스 AI 모델인 라마(LLaMA)를 개발했다.
르쿤은 그간 회사 최고제품책임자인 크리스 콕스에게 보고했으나 최근 인적 개편 결과로 37세 어린 알렉산드르 왕(28세) 최고인공지능책임자(CAIO)를 상급자로 두게 됐다.
르쿤은 AI 개발 방향을 두고도 저커버그 CEO와 이견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저커버그는 대규모언어모델(LLM)을 기반으로 AI를 발전시키고자 했으나 르쿤은 영상과 공간 데이터를 기반으로 학습하는 '월드모델'을 지향하면서다. 르쿤은 월드모델 개발에 10년 이상이 걸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
AI 3대 석학으로 불리는 벤지오 교수와 힌튼 교수 역시 독자 노선을 택했다. 벤지오 교수는 빅테크들이 AI의 위험성을 과소평가한다고 보고, 인류 안전을 우선하는 AI 모델을 개발하기 위한 스타트업 '로우제로(LawZero)'를 지난 6월 창립했다. 힌턴 교수 역시 2023년 9월 구글을 퇴사한 뒤 AI의 위험성을 알리는 활동에 집중하고 있다.
실리콘밸리=김인엽 특파원 insid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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