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느새 2025년이 두 달밖에 남지 않았다. 이맘때면 직장인 구강검진과 1년에 한 번 보험 적용되는 스케일링을 받으려 치과를 찾는 사람이 많아진다. 만 20세 이상 성인은 매년 1월 1일부터 12월 31일 사이에 국민건강보험으로 스케일링 1회를 받을 수 있다. 즉 올해 12월 안에 스케일링을 받지 않고 1월에 받으면 그해 이미 혜택을 사용한 것으로 간주되어 이후 치석이 있어도 비급여로 스케일링을 해야 한다. 되도록 2025년 12월 31일 이전에 스케일링을 받는 편이 구강 관리에 유리하다. 직장인 건강검진에는 구강검진이 포함되니 가까운 치과에서 함께 진행하는 것이 좋다. 다만 12월 말은 수검자가 몰려 검사가 형식적으로 끝날 수 있으니 가능하면 지금이라도 서둘러 검진을 예약하라.
검진을 하다 보면 칫솔질 이야기가 빠지지 않는다. 가장 자주 묻는 건 올바른 칫솔질 방법과 칫솔 교체 시기다. “칫솔모가 휘면 바꾼다”는 답이 많지만 그때는 이미 세정력이 크게 떨어진 뒤다. 일반적으로 칫솔은 2~3개월마다 교체하는 것이 좋다. 부드러운 칫솔모는 두 달, 일반 칫솔모는 약 세 달 간격이 권장된다. 이는 기본 기준이다. 치과치료를 받았거나 임플란트 수술을 했다면 수술 후에는 기존 칫솔보다 세균 오염이 적은 새 칫솔로 관리하는 편이 염증·감염을 줄이는 데 효과적이다. 그래서 치료 직후 사용할 일회용 칫솔을 따로 권장하는 곳도 있다. 핵심은 ‘휘어서 바꾸는 것’이 아니라 ‘기간에 맞춰 바꾸는 것’이다.
그렇다면 칫솔은 어떤 기준으로 고를까. 요즘 종류가 워낙 다양하지만 원칙은 간단하다. 칫솔 머리 크기는 치아 두 개 정도, 칫솔모는 가지런하고 거칠지 않은 것을 고른다. 손잡이는 손에 안정적으로 잡혀야 하며 너무 얇아 손에서 놀면 효과적인 칫솔질이 어렵다. 칫솔모의 강도는 보통 부드러운 모, 일반 모, 강한 모로 나뉜다. 치과치료 중이거나 잇몸이 약하면 부드러운 모(가능하면 미세모)를 쓰고 교체 주기를 더 짧게 가져간다. 잇몸이 건강해도 강한 모보다는 일반 모가 안전하다. 강한 모는 치아 뿌리 부위가 옆으로 깎여 파이는 ‘치경부 마모’를 유발할 수 있다.
칫솔모가 두 줄만 있는 특수 칫솔도 있다. 칫솔질이 잘 안되는 사람을 위해 고안됐지만 혼자 쓰기 까다롭다. 치과에서 두 줄모 사용법을 배우고 쓰는 편이 안전하다. 칫솔질 시점은 보통 식후를 권한다. 다만 산도가 높은 주스나 탄산음료를 마셨다면 바로 닦기보다 5~10분 뒤에 닦아라. 가장 중요한 시간은 자기 전이다. 수면 중엔 침 분비가 줄고 세균 활동이 늘어난다. 특히 입을 벌리고 자는 구호흡이 있으면 입안이 말라 세균이 더 활발해지고 치아와 잇몸에 해롭다.
스케일링은 미용이 아니라 잇몸병을 막는 기본 치료다. 치석은 세균막이 광물화된 덩어리라 칫솔로는 떨어지지 않는다. 정기적으로 제거하지 않으면 잇몸이 붓고 피가 나며 치아를 지지하는 뼈가 줄어든다. 연 1회 보험 혜택을 놓치지 말아야 하는 이유다.
교체 시기가 헷갈린다면 달력이나 휴대폰에 알림을 두자. 칫솔모 끝이 벌어지거나 치간부가 잘 닦이지 않으면 교체 신호다. 치실·치간칫솔·워터픽은 칫솔을 대체하는 게 아니라 보완재다. 손목이 약하거나 미세한 동작이 어려우면 전동칫솔을 고려하되 과도한 압력은 잇몸 퇴축을 악화시킬 수 있으니 압력 감지 기능과 부드러운 브러시를 고른다. 치약은 불소 함량을 확인해 하루 두 번 이상 사용하라.
취침 전에는 단 음료·간식을 피하라. 코골이·구호흡이 심하면 의학적 평가를 받는 게 좋다. 정기 검진, 올바른 도구 선택, 생활습관 교정이 함께할 때 구강 건강은 오래 간다. 마지막으로 칫솔 보관은 습기와 직사광선을 피하고 칫솔 머리가 서로 닿지 않게 두어 교차 오염을 막아라. 여행 중에는 캡을 씌워 보관하면 위생 관리에 도움이 된다.
김현종 서울탑치과병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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