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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훈 교수 “기후위기 대응은 필수…정책·시장 공감대 필요”[2025 ESG 경영혁신포럼]

입력 2025-11-12 17:00  

[한경ESG] 2025 ESG 경영혁신포럼


이창훈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특임교수는 “기후변화는 더 이상 미래의 이야기가 아닌 현재의 위기이며, 대응이 늦어질수록 그 비용은 기하급수적으로 커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20년 넘게 환경·에너지 정책을 연구해온 전문가인 이 교수는 11일 <한경ESG>가 주최한 ‘2025 ESG 경영혁신포럼’에서 기조 발제를 하며 이같이 말했다.

이 교수는 이날 강연에서 이재명 정부의 기후·에너지 정책 전환의 배경과 향후 과제를 중심으로 발표했다. 그는 최근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구체적인 데이터를 통해 설명하며 “2024년은 산업화 이후 가장 더운 해로 기록됐다. 이미 지구 평균기온이 산업화 이전 대비 1.54도 상승했고, 앞으로 5년 내 1.5도를 영구적으로 초과할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했다. 또 “최근 20년간 온도 상승 속도가 과거보다 두 배 이상 빨라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러한 온난화가 단순한 환경문제를 넘어 경제·안보·사회 전반의 위기로 확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히말라야 빙하가 녹으면 14억 명의 인구가 물 부족을 겪게 되고, 이는 곧 기후 난민과 국제 분쟁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기후변화 대응은 환경정책을 넘어 경제 전략이자 안보 전략”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 교수는 “기후위기를 사기극이라 부정하는 일부 정치인의 주장과 달리, 과학자 99.99%는 지구 온난화가 현실이라고 본다”며 “현재 정책이 유지된다면 2100년까지 지구 평균 기온이 2.8~3도 상승할 것으로 본다”고 했다. 이어 “우리나라의 온실가스 감축 정책은 초반에는 느슨하고 후반으로 갈수록 감축량을 몰아두는 구조”라며 “이대로라면 임기 내 실질적 성과를 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또한 “기업 입장에서 온실가스 감축은 비용이지만, 시장이 이를 유인하지 못하는 구조도 문제”라며 “배출권 가격이 1만 원 이하로 낮아 감축의 경제적 동기가 부족하다”고 진단했다.



“기후·에너지 통합 거버넌스, 이제 시작 단계”

이번 정부 들어 기후에너지환경부가 출범한 것을 두고 그는 에너지와 기후 정책을 통합하려는 시도는 의미가 크다고 평가했다. 그는 “다만 산업계는 ‘규제 부처가 에너지를 맡아도 괜찮겠냐’는 우려가 있고, 환경단체는 ‘에너지가 환경정책을 잠식할 것’이라는 걱정을 한다”며 “이 부처가 두 영역의 균형을 잡으며 실질적 성과를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이재명 정부는 기후정책에서 비교적 강한 스탠스를 보이고 있다”며 “2035년 온실가스 감축 목표(NDC)를 53%로 설정한 것은 전 정부보다 훨씬 과감한 시도”라고 평가했다. 그는 정부가 추진 중인 ▲배출권 유상할당 비율 상향(발전 부문 50%) ▲탄소중립 산업법 제정 ▲한국판 IRA(기후기술 산업 육성법) 등을 언급하며 “규제와 지원을 병행해야 실질적인 전환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특히 재생에너지 확대와 전기화 정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현재 속도로는 2030년까지 78GW 목표 달성이 어렵다. 앞으로 매년 12GW 이상 신규 설치가 필요하다”며 “전력망 확충 없이는 기업들의 감축 목표 달성도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향후 과제로 ▲정책 거버넌스 정비 ▲시장 개방 및 민간 혁신 유도 ▲정책 비용의 투명한 공개를 제시했다. 또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가 정부 조정기구인지, 이해관계자 협의체인지, 전문가 자문기구인지 역할이 혼재돼 있다”며 “명확한 기능 정립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전력시장도 한전 중심의 독점 구조에서 벗어나 민간 주도 혁신이 가능해야 한다”며 “정책은 발표만으로 실효성이 생기지 않는다. 기업·국민 모두가 동의하고 참여할 때 지속가능한 변화가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강연을 마무리하며 “한국은 다른 나라보다 경제적 가치에 대한 민감도가 높다”며 “탄소 감축으로 인한 전기요금 인상 등 정책 비용을 솔직하게 공개하고, 국민에게 그 필요성을 설득하는 과정이 필수”라고 말했다.

그는 “정책의 성공은 기술이나 법률보다 국민의 공감과 참여에 달려 있다”며 “기후·에너지 정책이 사회적 합의를 바탕으로 실효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미경 기자 esit91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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