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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보고 와" "엄마 고마워"…수능 시험장 안팎 시작된 긴장 [현장+]

입력 2025-11-13 09:45   수정 2025-11-13 11:21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시작된 13일 아침,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고등학교(서울시교육청 제13시험지구 제13시험장) 앞은 부모들의 정적에 가까운 기다림으로 시작됐다. 쌀쌀한 10도 안팎의 공기 속에서 손난로와 도시락 가방을 들고 나온 부모들은 아이의 뒷모습이 교문 너머로 완전히 사라질 때까지 한동안 발걸음을 떼지 못했다.

차에서 내리기 전 옷깃을 여며주고 등을 토닥이며 "잘 보고 와", "괜찮아"라고 되뇌던 부모들은 아이가 교문 안으로 들어간 뒤에도 한참동안 서성였다. 부모와 포옹한 아이들은 "고마워 엄마"라고 말하며 학교로 들어가기도 했다. 눈가를 훔치는 이들도 있었고, 혹시나 자녀가 다시 나오진 않을지 확인하려고 교문 근처를 반복해 오가는 모습도 보였다.

한 학부모는 아들에게 "들어가자마자 이 영양제 먹고, 11시에 이거 또 챙겨 먹어"라며 시간대별로 준비한 약봉지를 쥐여준 뒤에도 쉽게 자리를 떠나지 못했다. 고3 아들을 배웅한 주부 최모 씨는 "지금은 해줄 수 있는 게 없으니 잘 들어갔는지 확인만 하러 왔는데, 막상 보내고 나니 발이 안 떨어진다"고 말했다.



시험지구 현수막 앞에서 가볍게 사진을 남기는 이들도 있었지만, 대부분은 어두운 표정으로 교문과 도로를 번갈아 바라보며 쉽게 이동하지 못했다. 차량을 이동해달라는 요청이 있어도 시동만 켜둔 채 한참을 멍하니 앉아 있거나, 몇 번이고 뒤를 돌아보는 모습이 이어졌다.

여의도고 일대는 여의도중·여의도여고까지 시험장이 몰려 있는 지역이라 새벽부터 경찰 인력이 배치됐고, 오전 7시가 넘자 수험생을 내려주는 차량이 줄을 이었다. 자전거·버스·킥보드 등을 타고 혼자 도착한 학생들을 멀리서 바라보다가 마지막으로 손을 흔들어 배웅하는 부모들도 눈에 띄었다.

오전 8시 10분 입실 마감 3분 전 정문 차량 출입구가 닫히자 학생들의 발걸음은 끊겼고, 부모들도 그제야 천천히 자리를 정리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차에 올라탄 뒤에도 쉽게 출발하지 못하고 조용히 숨을 고르는 이들이 많았다. 아이들이 시험실로 들어간 뒤, 부모들의 긴 하루는 이제 막 시작된 셈이다.

여의도고 주변 종교시설들도 수험생을 위한 기도를 이어갔다. 여의도순복음교회를 비롯해 인근 교회와 성당, 보광사·용화사 등 사찰에서는 이날 수능 당일에 맞춰 '수능 종일 기도회'를 열고 수험생들의 안정과 실력을 위해 기도를 올렸다.



한편, 2026학년도 수능은 이날 오전 8시 40분부터 전국 85개 시험지구 1310개 시험장에서 일제히 시작됐다. 시험은 1교시 국어, 2교시 수학, 3교시 영어, 4교시 한국사·탐구, 5교시 제2외국어·한문 순으로 진행된다. 일반 수험생 기준 전체 시험은 오후 5시 45분에 마무리된다.

올해 수능 응시자는 총 55만4174명으로 전년 대비 6.0%(3만1504명) 증가해 2019학년도 이후 7년 만에 가장 많은 규모를 기록했다. 재학생은 37만1897명(67.1%)으로 전년보다 9.1% 증가했으며, 이는 출산율이 높았던 2007년생 '황금돼지띠'가 올해 고3이 되면서 나타난 영향으로 분석된다.

졸업생은 15만9922명(28.9%)으로 소폭 감소했다. 올해 의대 모집 인원은 증원 이전 기준 3016명으로 줄어 상위권 경쟁은 더욱 치열할 전망이다.

입시 전문가들은 "응시자는 늘고 의대 정원은 줄어 최상위권 변별력을 확보하기 위해 일부 문항이 까다롭게 출제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정부세종청사 브리핑에서 "사교육에서 반복 훈련한 문제풀이 기술이 통하는 문항은 배제했으며, 공교육 과정만으로도 변별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적정 난이도로 출제했다"고 밝혔다. 성적 통지표는 다음 달 5일 수험생에게 배부된다.

유지희 한경닷컴 기자 keeph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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