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군 P-3CK 해상초계기가 지난 5월 훈련 도중 추락한 사고는 항공기가 저속 선회하던 중 엔진 손상으로 인한 출력 저하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조사됐다. 해군이 해당 기체 도입 당시 미군 교범에 있던 실속 대응 기술 등을 지금까지 조종사들에게 교육하지 않은 것도 사고의 원인으로 지목됐다. 다만 직접적이고 결정적인 사고 원인에 대해선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13일 해군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사고대책본부와 민관군 합동사고조사위원회의 해군 P-3CK 사고 조사결과 발표했다. 지난 5월 29일 P-3CK 해상초계기가 경북 포항 해군기지에서 이륙한 지 약 6분 만에 선회 도중 기체가 실속(失速·항공기가 양력을 잃음)에 빠져 농가 주변 공터에 추락, 해군 장교·부사관 조종사와 승무원 4명이 사망한 사고에 대한 정밀 조사 결과다.
록히드마틴사가 1966년 제작한 오래된 기종이나, 2010년 한국 해군에 도입될 당시 전면 개수를 실시했고 지속적인 정비와 보수가 이뤄져 사고의 원인에 의문이 제기되기도 했다. 게다가 엔진이 4대인 프로펠러 비행기라 안정성이 높고, 사고 당일 기상 상태도 양호했다. 비행기록장치가 없는 기종인데다 음성녹음 장치 역시 충격과 화재로 인한 손상된 탓에 사고조사본부는 현장 조사, 잔해 수거 및 기체 재구성, 엔진, 프로펠러, 조종계통 등 기체 잔해 정밀 조사, 조직관리 및 인적요인 분석, 상황 재연 및 검증 등을 토대로 사고 원인을 심층 조사했다.
당국은 CCTV 분석 결과, 사고기는 이륙 상승 단계에서는 속도·고도 및 자세가 정상이었으나 상승 선회 단계에서 속도가 점점 줄어들고 자세 각과 경사각에 이상이 발생해 실속 및 조종 불능상태로 진입한 것으로 판단했다. 엔진 조사 과정에서 1번 엔진의 파워터빈 1단에서 내부이물질에 의한 손상이 확인됐고, 정밀 조사 결과 연소실 내부의 물질과 동일한 성분이 검출되었으며, 연소실 내부의 이탈된 손상 부위도 확인됐다.
조사위는 이날 P-3CK가 양력을 잃은 직접적인 원인을 규명하지 못했다고 조사 결과를 함께 전했다. 조사위는 "특이한 기계적인 결함을 발견하지 못했다"면서도 "사고 초계기가 비행기록장치가 없는 기종이고 사고 직후 수거한 음성녹음장치도 복구가 불가능할 정도로 훼손돼 명확한 사고 원인을 파악하기 어려웠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해군이 비행교범에 수록된 실속 회복훈련과 조종 불능 회복훈련이 실시하지 않았던 것도 사고의 배경으로 지목됐다. 조정권 합동사고조사위원장은 "기계적 인적 환경적 조직적 관리적 측면을 모두 조사했지만, 조종사의 행동을 빼고 얘기할 순 없다"면서도 "제대로 훈련받지 못한 조종사들이 실속 상황에 사고 징후를 제대로 확인하지 못했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배성수 기자 @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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