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산율을 높이면 지역이 살아날까?”
“기업을 유치하면 도시는 다시 활기를 찾을 수 있을까?”
이 질문들은 지난 수십 년간 지방 소멸 위기 앞에서 정부와 지자체가 반복해온 대응의 출발점이었다. 실제로도 많은 지역이 각종 출산 장려금 정책을 확대하고, 대규모 산업단지를 조성하며, 도시 외형을 키우는 개발 전략에 집중해왔다.
그러나 현실은 다르다. 출산율은 여전히 세계 최저 수준이고, 기업 유치는 수도권과 일부 광역시에만 집중된다. 인구는 줄고, 학교는 폐교되며, 지역은 조용히 텅 비어가고 있다. 그 배경에는 ‘성장’ 중심의 정책 관성이 여전히 강하게 작동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할 수 있다.
‘소멸하지 않는 도시’(경신원 지음)는 축소의 시대에 도시가 살아남는 단 하나의 길, ‘매력’이라는 키워드를 중심에 놓는다. 더 많은 예산이나 개발이 아니라, 사람이 머물고 싶은 도시, 돌아오고 싶은 도시가 생존한다는 통찰은 지금 한국 도시 정책에 강한 질문을 던진다.
저자는 지금 우리가 마주한 도시의 현실을 단순한 위기가 아닌 새로운 전환의 기회로 바라본다. 그리고 영국, 호주, 미국 등 세계 각지에서 실제로 관찰한 도시 쇠퇴와 회복의 과정을 토대로, 매력을 되찾은 도시들의 공통된 전략과 흐름을 깊이 있게 분석한다.
런던의 보로 마켓, 브리즈번의 하워드 스미스 와프, 웨일스의 책마을 헤이온와이의 사례를 통해 도시의 매력은 웅장한 건축이나 화려한 개발이 아닌 삶의 흔적과 커뮤니티, 그리고 시민의 참여 속에 숨어 있다는 사실을 추적해 나간다.
특히 이 책은 우리 도시가 다시 살아나기 위한 구체적인 전략으로 ‘다섯 가지 방향’을 제시한다. 매력을 발견하고, 경험하게 하며, 함께 만들고, 창의성을 키우고, 한계를 디자인하는 것. 이 모든 전략은 거창한 예산이나 인프라가 아닌, 지역의 자산과 시민의 상상력에서 출발한다는 점에서 매우 실천적이다.
도시는 이제 ‘겉모습’이 아니라 ‘이야기’와 ‘사람’에서 힘을 얻는다. 이처럼 ‘소멸하지 않는 도시’는 한국 사회가 오랫동안 간과해온 도시 생존의 새로운 키워드를 제시한다. 이제는 개발이 아니라, 재발견의 시대다. 이 책은 도시가 다시 사람을 끌어들이는 이유, 그리고 그 가능성을 보여주는 설득력 있는 안내서다.
유오상 기자 osy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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