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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비현실적 탄소중립에 할 말 잃은 中企

입력 2025-11-13 17:18   수정 2025-11-14 01:31

“지금도 전기요금 때문에 죽겠는데 추가 탄소 감축까지 하라는 건 뿌리산업 씨를 말리겠다는 겁니다.”

지난 10일 정부의 고강도 탄소 감축안이 나오자 박평재 한국표면처리공업협동조합 이사장은 이같이 성토했다. 그는 다음 날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중소 제조업 전환 전략’ 토론회에도 참석해 “유해물질을 배출하는 업계 특성상 지켜야 하는 환경 및 안전 규제만 200개에 달한다”며 “탄소 감축 과정에서 전기료가 또 오르면 버틸 수 있는 업체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참석자들이 비슷한 얘기를 많이 해 ‘탄소중립’이 당시 토론회의 핵심 의제가 됐다. 중소 제조업의 경쟁력 제고 방안을 논의하는 자리에서 관세와 중국 대응책 못지않게 탄소 감축이 현안이 됐다는 건 그만큼 중기인에게 부담으로 다가왔다는 얘기다. 정부 안대로라면 중소기업은 10년 안에 2018년보다 탄소 배출량을 최소 53%, 최대 61% 줄여야 한다. 산업계 요구(48%)보다 5%포인트 이상 웃도는 감축안이다.

중소기업뿐만 아니라 대기업도 반발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5일 성명을 통해 “부문별로 어떻게 탄소를 감축할지에 대한 수단과 근거가 부족하다”며 “정부의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는 막대한 부담을 줄 것”이라고 우려했다.

대기업도 버거워하는 마당에 중소기업이 대안을 갖고 있을 리 만무하다. 한 중소 섬유업체 대표는 “노후 설비를 친환경 제품으로 바꾸는 데만 수년 치 영업이익을 쏟아야 한다”며 “설사 어렵게 설비를 교체해도 가격 경쟁력에 뒤처져 이익을 내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기 대표 사이에서는 ‘사업을 빨리 포기하는 게 낫다’는 자조 섞인 얘기가 돌고 있다. 한 금형업체 대표는 “주 52시간 근무제와 탄소 감축안 등을 준수하면서 어떻게 중국 저가 공세를 이겨내라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정작 정부가 대안으로 내세우는 재생에너지 도입은 현장에서 삐걱대고 있다. 토론회 패널로 나온 장용환 경인주물공단사업협동조합 이사장은 “공장 지붕이 노후화해 태양광 패널을 설치하지 못하는 경우가 수두룩하다”며 “탄소 감축안 등 법적 제재에 맞춰 맞춤화 지원 정책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 정책의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 제재와 규제 일변도로 가기보다 최소한의 인프라 지원이 선행돼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11일 탄소 감축안을 발표하며 “정부는 탄소 감축 과정에서 나타날 수 있는 국민과 기업의 어려움을 다방면에서 살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대통령 말이 공염불에 그치지 않으려면 정부는 중소기업 현실을 고려한 실천 방안을 내놔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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