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동차 전장(전자·전기 장치) 사업을 미래 먹거리로 육성 중인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13일 방한한 올라 칼레니우스 메르세데스벤츠 회장을 만나 배터리 협력 관계를 구축하고 차세대 부품·솔루션 공급 확대 방안 등을 논의했다. 벤츠와 전방위 협력 관계를 다져놓은 LG전자, LG에너지솔루션 등 LG그룹 ‘전장 원팀’ 최고경영자(CEO)들도 칼레니우스 회장과 만나 미래 자동차 비전을 공유했다.
산업계에선 이 회장이 만찬 장소를 승지원으로 정한 것에 주목한다. 이 회장은 고(故) 이건희 선대회장이 집무실 겸 영빈관으로 활용한 이곳을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 등 삼성과 협력 관계를 강화해야 할 거물들을 만날 때만 개방했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이 회장이 칼레니우스 회장을 승지원으로 초청한 건 ‘벤츠와 협력 관계를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현재 하만과 삼성전자가 벤츠에 각각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시스템과 디지털 키 솔루션 등을 공급하고 있지만 ‘동맹’ 수준의 끈끈한 협력 관계는 아니라는 평가를 받는다.
이 회장은 이번 회동에서 삼성SDI의 배터리 등 삼성 전장 부품 기술력을 소개했다. 동시에 삼성이 잘하는 고성능 반도체, 프리미엄 디스플레이,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등 미래 차량에 반드시 들어가는 포트폴리오를 앞세워 중장기적 협력 관계 구축을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LG 경영진은 이날 미팅에서 전장, 디스플레이, 배터리, 자율주행 센싱 등 전장 역량을 결집한 차세대 솔루션을 소개하고 이를 통한 파트너십 강화 방안을 제안했다. 차량용 인공지능(AI) 에이전트, 인포테인먼트 시스템과 이를 운전자에게 보여주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자율주행을 위한 핵심 부품인 차량용 카메라 모듈과 배터리까지 LG그룹이 ‘한 번에’ 제공할 수 있다는 점을 공략 포인트로 삼았다.
조 사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글로벌 시장에서 입증된 기술력과 신뢰도를 앞세워 벤츠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공고히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칼레니우스 회장은 “LG는 새로운 걸 시도할 때마다 자연스럽게 찾는 파트너”라며 “LG의 차량용 AI 에이전트, 배터리 등 다양한 기술에 관해 이야기를 나눴다”고 설명했다.
칼레니우스 회장은 이날 LG 회동 후 조현상 HS효성 부회장과도 만났다. HS효성 계열사인 HS효성더클래스는 국내 벤츠 공식 딜러사다.
황정수/김채연/신정은 기자 hj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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