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로 환율이 16년만에 유로당 1700원을 넘어섰다. 원화의 달러 대비 약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다른 나라 통화에 비해서도 원화가 약한 흐름이 나타나면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까지 올랐다. 원·파운드 환율도 1925원대에서 오르고 있다.13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오후 3시30분 기준)은 전날보다 2원 상승(원화 가치는 하락)한 1467원70전에 주간 거래를 마쳤다. 이날 환율은 3원30전 오른 1469원에서 출발한 뒤 오전 한때 1475원40전까지 상승했다. 지난 4월 9일(1487원60전) 후 최고 수준이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오전 10시30분께 방향을 틀어 빠른 속도로 하락했다. 이 무렵 미국에서 셧다운 종료를 위한 임시 예산안이 통과됐고, 유가증권시장에서도 외국인이 순매도로 돌아섰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는 1조원어치 가까이 순매수했다. 이 무렵 외환당국도 외환시장에 개입한 것으로 추정된다.
원·유로 환율은 같은 시간 유로당 1700원11전(매매기준율)을 기록했다. 전날 같은 시간 1697원30전에서 약 3원 가량 상승해 1700원을 넘어섰다. 원·유로 환율이 1700원을 넘은 것은 지난 2009년 12월 15일(1704원85전) 이후 16년만에 처음이다. 당시엔 글로벌 금융위기로 유로당 1900원대까지 치솟았던 환율이 내려오는 상황이었다.
유로화는 원화와 직접 거래되는 시장이 없어 원·달러, 유로·달러의 비율에 따라 결정된다. 원·유로 환율이 상승한 것은 원화의 달러 대비 약세 폭이 유로화보다 컸다는 의미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최근 원화의 약세 흐름은 다른 통화에 비해 두드러지는 모습이다. 지난 9월 말 이후 이날까지 원화 가치는 4.4% 절하됐다. 같은 기간 달러화지수는 97.8에서 99.5로 약 1.7% 상승했다. 달러 가치 상승 폭의 두 배가 넘는 수준의 원화 약세가 나타난 것이다.
이 기간 유로화는 1.2% 절하됐다. 엔화는 4.0%로 원화와 비슷한 수준이었다. 정치 불안이 나타나고 있는 튀르키예(-1.6%)와 반도체 경쟁국인 대만(-1.9%)도 원화보다는 상황이 나았다.
이날 원·파운드 환율은 같은 시간 1925원48전을 기록했다. 전날 1925원12전에서 소폭 상승했다. 원·엔 환율은 100엔당 947원21전으로 전날보다 48전 내렸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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