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대통령이 13일 자신의 내란 혐의 사건 재판에서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과 대면했다. 홍 전 차장은 윤 전 대통령의 탄핵심판 변론 과정에서 그로부터 비상계엄 선포 직후 주요 정치인을 “싹 다 잡아들이라”는 지시를 들었다고 증언한 인물이다. 재판에선 체포 대상 정치인 명단이 적힌 이른바 ‘홍장원 메모’의 증거 채택 여부를 두고 양측의 신경전이 벌어졌다.홍 전 차장은 이날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25부(부장판사 지귀연) 심리로 열린 윤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직권남용 혐의 사건 속행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윤 전 대통령도 재판에 나왔다. 두 사람이 공개 석상에서 대면한 건 지난 2월 20일 헌법재판소 탄핵심판 변론 이후 약 9개월 만이다.
재판에선 홍 전 차장이 계엄 선포 직후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과 통화하면서 받아 적었다는 ‘체포조 메모’를 증거로 채택할지를 두고 양측이 충돌했다. 윤 전 대통령 측은 홍 전 차장 본인이 아니라 보좌관에게 정서(베껴 씀)하게 한 부분은 진정성이 의심돼 증거로 채택해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윤 전 대통령은 직접 발언 기회를 얻어 “(메모의) 초고는 지렁이처럼 돼 있다. 대학생들이 그걸로 티셔츠를 만들어 입기도 했다. 초고 자체가 이것(재판에 제출된 메모)과 비슷하지 않아서 변호인들이 그런 얘기를 하는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김 여사 측이 ‘특검이 불륜 프레임을 씌우고 있다’고 주장한 데 대해 “공판이나 증거 제시 과정에서 불륜이라는 용어를 쓴 바 없고, 그렇게 보이도록 한 사실도 없다”고 반박했다. 김 여사 측은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우인성) 심리로 열린 보석 심문을 하루 앞둔 지난 11일 재판부에 “특검팀이 불륜 의혹을 형성해 여론 프레임을 구축하고 있다”는 취지의 의견서를 냈다.
장서우 기자 suwu@hankyung.com
관련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