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정부에 따르면 각 부처는 기획조정실 등을 중심으로 비상계엄 가담 여부를 조사할 TF를 구성하고 있다. 대통령 직속 및 독립 기관을 제외한 49개 중앙행정기관은 오는 21일까지 TF를 조직해야 한다. 국무총리실은 내년 1월 말까지 기관별 조사 결과를 총리실 주관 총괄 TF를 통해 보고받은 뒤 인사 조치하겠다는 방침이다.
총리실이 현미경 조사를 예고한 군·경찰·검찰 등 12개 ‘집중 점검 대상’ 부처는 초긴장 상태다. 국방부와 합동참모본부, 검찰과 경찰, 국무총리실, 기획재정부 외교부 법무부 국방부 행정안전부 문화체육관광부, 소방청 해양경찰청 등이 대상이다. 총리실은 자체 조사 TF에 외부 위원을 참여시키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한 부처 관계자는 “민간인에게 조사받는 것 자체로 직원들은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연말 인사 시즌과 맞물려 내부 동요가 커지는 분위기다. 장성급 인사가 예고된 국방부에선 음해성 투서가 쏟아지고 있다. 군 소식통은 “지난 9월 중·대령 진급 인사에서 계엄 연루 의혹을 받은 인사는 대부분 승진이 누락됐다”며 “정부 차원의 조사까지 받으라는 것은 ‘낙인찍기’와 다름없다”고 말했다. 상대적으로 조용한 부서로 평가되는 기재부에도 이미 투서가 들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총리실의 “이미 진행된 인사도 사후 취소할 수 있다”는 방침 또한 불만을 키우고 있다. 외교부에선 이달 말~다음달 초 실·국장 인사와 재외공관장 발표를, 경찰청은 다음달 승진·전보 등 정기 인사를 할 예정이다. TF 조사 기간이 내년 초까지 예정된 만큼 부처별로 인사 일정이 미뤄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조사 방식에 대해서도 논란이 커지고 있다. 총리실은 “대상자에게 업무용 PC와 개인 휴대폰을 자발적으로 제출하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비협조적이면 대기발령이나 수사 의뢰 등 반강제적 조치까지 취한다는 방침이다.
배성수 기자 baeb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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