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러시아의 한 스타트업이 개발한 인공지능(AI) 기반 휴머노이드 로봇이 공식 데뷔 무대에서 등장 몇 초 만에 고꾸라지며 비웃음을 사고 있다.
12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러시아 스타트업 '에이돌(AIDOL)'이 만든 휴머노이드 로봇 '에이돌(AIDOL)'은 지난 11일 모스크바에서 열린 기술 행사에서 첫 시연을 진행했다. 영화 '록키'의 주제곡에 맞춰 무대 앞으로 걸어나온 에이돌은 관중의 시선을 받으며 등장했지만, 곧 걷는 동작이 불안정해지더니 그대로 중심을 잃고 바닥으로 넘어졌다.
현장에 있던 약 50명의 기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벌어진 사고에 주최 측은 즉시 로봇을 무대 밖으로 끌어냈고, 급히 검은 커튼을 올려 시선을 차단하려는 모습까지 연출됐다.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세계 최초로 술 취한 로봇 같다", "전기 대신 보드카로 움직이는 것 아니냐"는 조롱성 반응이 쏟아지기도 했다.

NYT는 "에이돌은 '록키4'에서 이반 드라고가 쓰러지는 것보다 더 빨리 고꾸라졌다"며 러시아 로봇 기술의 현주소를 꼬집었다. 이번 시연은 러시아가 AI 휴머노이드 시장에 본격적으로 발을 들이는 자리였던 만큼 국제 경쟁력을 의심케 하는 장면이었다는 평가다.
에이돌 측은 사고 원인을 조명 환경 등 외부 변수에서 찾았다며 "해당 로봇은 아직 학습 단계에 있으며, 이번 실수가 향후 개선을 위한 중요한 경험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에이돌 개발팀은 자사 웹사이트를 통해 해당 로봇이 걷기·물체 다루기·사람과의 소통 등을 목표로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활용 가능성을 확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관련 기술 투자 규모는 이미 16억 달러를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 수치는 테슬라가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Optimus)'에 투자한 막대한 자금은 제외한 규모다.
유지희 한경닷컴 기자 keeph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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