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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5000은 숫자가 아닌 신뢰의 단위"

입력 2025-12-03 06:00  

[한경ESG] 이달의 책


넥스트 밸류업: 한국 증시 퀀텀업 전략
신지윤 지음 │ 메디치미디어 │ 2만 원


“코스피 5000은 숫자가 아니라 신뢰의 단위다.” 신지윤 서스틴베스트 전무가 내놓은 〈넥스트 밸류업〉은 한국 증시의 부활을 꾀하려면 단순히 주가를 올리는 것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말한다. 그는 한국 경제의 가치 구조를 신뢰 기반의 시스템으로 재설계해야 한다는 비전을 내놓았다. 신 전무는 동양증권, 대우증권, 미래에셋자산운용을 거쳐 KTB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으로 근무한 자본시장 전문가다. 이후 그린피스에서 에너지 전환 리서치 전문위원을 역임하고 서스틴베스트에서 리서치 총괄 업무를 맡으며 지속가능 리서치 및 평가에도 식견을 갖췄다.

저자는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근본 원인을 자본시장 불신, 비효율적 지배구조, 부동산 편중 자산구조, 그리고 연기금의 소극적 운용 등 다각적으로 분석한다. 그리고 대안으로 제시한 것이 ‘밸류업 2.0’이다. 이는 주가 상승이 아니라 기업가치의 구조적 상승이다. 즉 자기자본이익률(ROE) 제고와 자기자본비용(COE) 절감 구조를 제도적으로 만드는 일이다.

또 주주가 존중받을 수 있도록 ‘주주권 강화’를 한국 자본시장의 숙제라고 보았다. 현명한 투자자들은 재무적 이익뿐 아니라 윤리와 지속가능성까지 기업가치의 일부로 바라본다. 〈넥스트 밸류업〉은 ESG를 ‘이윤과 윤리를 결합한 새로운 주주주의’로 정의한다. 연기금과 개인투자자들이 ESG 경영에 관여하면서 한국 시장에도 적극적인 주주주의 시대가 열리고 있다. 이는 한국 자본시장이 신뢰 단계로 진입했다는 신호다.

또 저자는 한국 기후 정책의 맹점을 전력으로 지적한다. AI 시대의 경쟁은 전력 전쟁이다. 저자는 AI·반도체·전력망이라는 삼각 축의 교차점에서 마주한 구조적 리스크를 다룬다. AI 데이터센터는 막대한 전력을 요구하고, 안정적 송전망 없이는 국가경쟁력도 유지될 수 없다. 한국은 아직 산업화 시대의 중앙집중형 전력 시스템에 머물러 있다. 이 책에서는 한국의 기후 대응 실패가 전력 정책의 경직성과 재생에너지 인프라의 부재에 기인한다고 진단한다.



일하는 사람을 위한 ESG적 생각
김민석 지음│플랜비 │1만9800원

신간 〈일하는 사람을 위한 ESG적 생각〉은 ESG를 추상적 경영 용어가 아닌, 일하는 사람의 삶과 일터 속 언어로 풀어낸 책이다. 저자는 대체투자 자산운용사 전략기획 부문에서 일하며 ESG 실무와 정책 자문을 병행, 일상의 언어로 ESG를 받아들일 수 있도록 연구해왔다. 저자는 ESG를 피로하게 만드는 건 지나친 개념화와 평가 중심의 접근 때문이라고 진단한다. 저자는 대신 우리가 실제로 마주하는 일, 지역사회, 소비, 조직문화의 문제 속에서 ESG를 새롭게 정의한다. 또 기후 사직(기업이 기후 위기에 소홀히 대응했다는 이유로 퇴사하는 것) 등 새로운 트렌드도 짚어낸다. 그러면서 기업의 진정성 있는 ESG 실천이 곧 인재를 끌어들이는 힘이 된다고 말한다.



기후의 과학: 지구 온난화를 넘어설 기후 물리학의 정석
마나베 슈쿠로·앤서니 브로콜리 지음 │김희봉 옮김 │사이언스북스 │3만3000원

〈기후의 과학〉은 지난 2021년 기후변화 분야 최초의 노벨상(노벨 물리학상) 수상자 마나베 슈쿠로가 앤서니 브로콜리 러거스 대학교 대기과학 석좌교수와 함께 쓴 기후 모형 해설서다. 이 책은 지구온난화가 가속화되는 지금 기후가 왜 변화했는지, 앞으로 어떻게 변화할 것인지 차근차근 알려준다. 저자들은 기후 과학의 핵심 과제인 ‘기후 민감도’를 설명하고, 이산화탄소 증가에 따른 기후의 총평형 반응을 다루는 등 기후 모형 연구의 모든 것을 이 한 권에 담았다. 저자들은 앞으로 이산화탄소 농도 증가에 따라 지표면의 평균기온이 빙기와 간빙기의 차이에 버금가는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고 경고한다.

구현화 한경ESG 기자 ku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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