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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으로 모신다"…韓 무시하던 중국도 감탄한 한국인 누구

입력 2025-11-15 08:36   수정 2025-11-15 13:03


프로게임단 T1이 온라인 게임 '리그 오브 레전드(LoL)'의 e스포츠 국제대회 'LoL 월드 챔피언십'에서 사상 최초의 3회 연속 우승을 달성했다. 이번 승리로 T1의 주장 '페이커'(이상혁) 선수는 통산 6회 우승이란 대기록을 세웠다.

중국에서도 찬사가 쏟아졌다. 국내 팬들은 이번에도 페이커를 넘지 못한 중국 측이 패배를 인정하는 것을 넘어서, 한국팀과 페이커에게 극찬과 존경심을 보내는 모습에 감동했다. 최근 여러 외교 문제를 두고 한중간 긴장감이 도는 가운데, e스포츠가 문화적 가교 구실을 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5일 게임 업계에 따르면 중국 청두에서 열린 롤드컵에서 T1이 우승 후 중국 관계자들이나 팬들의 반응을 담은 영상이 큰 화제다.

한 중국 여성 해설진은 경기 후 "경기 후 페이커 인터뷰를 보고 감탄할 수밖에 없었다. T1과 페이커는 이미 다른 경지에 올라선 것 같았다"며 "페이커는 이번 경기 자체에 대해 승패가 최종 목표가 아니라고 했다. 무대 자체를 즐기고, 아름답고 깨끗하며, 열정적인 최고의 경기를 하고 싶다고 했다. 페이커가 꾸준한 노력과 롤에 대한 변함없는 사랑으로 다시 한 번 트로피를 들어 올리며 담담하게 이렇게 말했다. 언젠가는 무대 위에 LPL 선수가 서 있는 모습을 보고 싶다. 페이커와 T1에게 진심으로 축하를 보낸다. 정말 전설적인 인생이다"라고 호평했다.

옆에 있던 남성 해설진은 "우리는 늘 '누가 페이커를 넘을 수 있을까'라고 하지만 페이커는 자기 자신조차 넘어서고 있다"고 그는 이어 "작년에 그가 심각한 손목 부상으로 고생했던 일을 잊겠냐. 10년 동안 마우스를 쥐던 방식까지 바꿨다. 이건 상상하기 힘든 일"이라면서 "우리는 종종 그를 '대마왕'이라고 부르지만, 그가 살아 숨 쉬는 평범한 사람이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그와 우리 사이의 유일한 차이는 단지 지난 10년 동안 오직 한 가지 일에만 집중했다는 것이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의 목표는 오직 우승이었다. 그래서 그는 오늘 이 무대를 즐길 수 있는 사람이 된 거다. 페이커의 시대가 아마도 우리 롤 e스포츠의 가장 빛나는 시대라 믿는다"고 경의를 표했다. 해당 영상은 게시 사흘 만에 조회 수 30만회를 기록했다.

또 다른 한 영상에서 페이커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중국 팬들에게 중국 말로 "여러분 안녕하세요, 페이커입니다"(大家好, 我是 Faker·따자하오 워 쓰 페이커)라고 인사했다. 이에 중국 관중들 사이에서 함성이 터져 나왔다.

이를 접한 누리꾼들은 "자국팀 떨어뜨려도 응원해주는 중국 팬들 고맙다", "중국인들은 '국뽕'이 심한 민족인데 페이커를 얼마나 좋아하면 중국 커뮤니티에서 페이커 악플을 달면 그 사람이 테러당한다. 페이커 숭배 집단 중 제일 규모가 큰 곳이 중국이다", "중국이 페이커 숭배의 끝판왕이다", "엄마가 영상 보더니 한국에서 게임을 하는 거냐고 물어보더라", "한국 무시하는 중국인도 페이커는 신으로 모신다", "페이커가 중국인이었으면 시진핑 주석이 게임 제재를 안 했을 것 같다" 등 반응을 내놨다.

중국 관계자들의 반응을 묶은 영상도 화제다. 해당 영상에서 중국 감독 등을 지낸 주카이는 "세 번 우승한 건 운이 아니다"고 평가했다. 해설자인 밀러는 "마지막엔 눈물이 나왔다. 축하한다. T1과 페이커"라며 "저는 페이커가 이미 정신적 상징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번 롤드컵에서 T1의 티저도 다시 주목받고 있다. 만리장성을 배경으로 하는 티저에서 중국 측은 자국어로 "가장 높은 산. 가장 긴 강. LPL의 영원한 숙적. 불사대마왕"이라면서 페이커를 소개했다. 중국을 비롯한 롤 팬들 사이에서 페이커는 절대 죽지 않는다는 의미에서 '불사대마왕', 무협지에 등장하는 '천마' 등의 이름으로 불린다.

영상은 이어 "창해는 무궁하고 세월이 이를 증명한다. 봉우리가 하늘 끝에 닿았다 하되, 하늘 밖에 또 다른 하늘이 있노라"며 페이커와 T1을 추켜세웠다. 또 T1의 그간 우승 성적인 5승을 묘사하듯 하늘에 빛나는 5개의 별이 등장한다. 영상 말미에 페이커는 "저희는 필연적입니다"라고 말했다. 이는 마블의 타노스의 말(I'm Inevitable)를 연상시키는 대목이다.

이에 댓글 창은 "중국어가 이렇게 매력적으로 들린 건 처음이다", "중국 형들 대사가 기가 막힌다", "중국이 이렇게 뭔가를 인정하는 걸 본 적이 없는 것 같다" 등 중국을 향한 국내 팬들의 긍정적인 감탄사로 채워졌다.

페이커와 e스포츠가 양국 문화 교류 및 인식에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한국은 사드 사태에 따른 한한령, 코로나19 팬데믹, 중국인 관광객 민폐 사례에 이어 최근 한국의 핵 추진 잠수함 건조 등을 두고 중국에서 견제구가 나오면서 중국을 향한 국내 여론이 줄곧 곱지 않은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페이커를 중심으로 양국 팬 간 긍정적인 반응이 오가면서 e스포츠가 문화적 가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페이커는 인성까지 갖춘 슈퍼스타가 나라의 이미지를 바꿀 수 있다는 사실을 입증한 사례"라며 "한국인들도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하고 있는 일본 국적의 오타니 쇼헤이를 좋아하지 않냐"고 말했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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