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14일 외국인과 기관투자가의 대규모 매도세에 3% 넘게 밀리며 단번에 4010선으로 주저앉았다. 코스닥지수도 2% 이상 급락해 900선을 내줬다.
미국 증시에서 인공지능(AI) 기술주들이 일제히 하락한 가운데 중앙은행(Fed)의 금리 인하 지연 가능성과 AI 거품 우려가 맞물린 결과로 분석된다.
원·달러 환율은 1470원대로 출발했으나 외환당국의 구두 개입에 힘입어 1450원대로 하락했다. 다만 엔화 약세가 이어지고 있어 원화 가치를 끌어내릴 것이란 우려가 여전하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장보다 159.06포인트(3.81%) 내린 4011.57로 거래를 마쳤다. 2.61% 급락 출발한 코스피지수는 오후장 들어 낙폭을 확대해 4000선마저 위협했다.
외국인과 기관이 물량을 던지면서 지수 하락을 이끌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2조366억원과 8995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외국인은 코스피200 선물도 1조989억원 순매도했다. 개인이 3조2326억원어치를 사들였으나 지수 하락을 방어하기엔 역부족이었다.
이날 새벽 미국 증시가 AI 산업 고평가 우려와 연방준비은행 주요 인사들의 매파적(통화긴축 선호) 발언에 따른 금리 동결 전망에 급락한 영향을 받았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금리 인하 기대감이 후퇴하면서 성장·기술주 섹터의 부담이 증가했다"며 "최근 AI 기업들의 거품 우려가 더해지면서 관련 기술주를 중심으로 글로벌 증시 전반의 하락세가 뚜렷했다"고 분석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 상장 종목 928개 중 719개가 하락했다. 특히 투자자들이 삼성전자(-5.45%)와 SK하이닉스(-8.5%) 등 반도체주를 대거 매도하고 나섰다. 삼성전자는 '9만전자'가 SK하이닉스는 '57만닉스'가 됐다. 세계 3위 낸드플래시 업체인 일본 키옥시아의 '어닝 쇼크'(실적 충격)로 반도체 업황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면서다.
AI 확산에 따른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 급증 전망이 과장됐다는 파이낸셜타임즈의 보도에 LS일렉트릭(-6.31%) 효성중공업(-5.68%) HD현대일렉트릭(-4.85%) 등 전력기기주와 두산에너빌리티(-5.66%) 한국전력(-3.76%) 현대건설(-3.68%) 등 원전주가 급락했다.
미 전기차 업체 테슬라가 배터리 결함으로 에너지저장장치(ESS)인 '파워월2' 약 1만500대를 리콜하기로 했다는 소식에 삼성SDI(-5.83%)를 비롯해 엘앤에프(-5.72%) LG에너지솔루션(-4.44%) 포스코퓨처엠(-4.99%) 등 2차전지주가 약세로 마감했다.
반면 한미 관세·안보 협상 결과를 담은 공동 설명자료(조인트 팩트시트)가 발표되면서 대한조선(4.31%) HD현대중공업(3.17%) HD현대미포(3.36%) 등이 강세로 마쳤다.
이밖에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종목 중 네이버(-4.52%) KB금융(-3.0%) 현대차(-2.15%) 기아(-0.85%) 등이 내린 반면 셀트리온(0.51%) 등은 올랐다.
코스닥지수는 전장 대비 20.47포인트(2.23%) 내린 897.9로 거래를 마쳐 900선을 사수하지 못했다. 코스닥시장에서도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3196억원과 299억원어치를 팔아치운 반면 개인이 3821억원어치를 사들였다.
코스닥도 전체 종목의 74%가 넘는 1286개 종목이 하락했다. 시총 상위 종목 중 에코프로비엠(-5.88%) 레인보우로보틱스(-5.73%) 에코프로(-5.07%) 삼천당제약(-3.0%) HLB(-2.56%) 펩트론(-0.48%) 등이 내린 반면 에이비엘바이오(6.54%) 리가켐바이오(4.53%) 코오롱티슈진(4.47%) 알테오젠(0.91%) 파마리서치(0.89%) 리노공업(0.53%) 등이 올랐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장보다 10.7원 내린 1457원으로 주간 거래를 마쳤다. 1471.9원에 개장한 원·달러 환율은 외환당국의 구두 개입에 장중 20원 넘게 하락하기도 했다.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시장상황점검회의에서 "가용 수단을 적극 활용해 대처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하자 하락 전환했다.
다만 엔화 약세가 이어지고 있어 동조화할 가능성도 여전하다는 분석이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 변동성이 지속적으로 확대되자 결국 정부가 개입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그렇지만 원화 약세의 권원 중 하나였던 엔화 약세 기조가 이어지고 있고, 최근 Fed의 금리 인하 기조가 약화되자 달러 강세가 나타났던 점을 감안할 때 (구두 개입) 효과가 지속될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봤다.
고정삼 한경닷컴 기자 js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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