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베디드 솔루션은 기계에 전용 소프트웨어(SW)를 넣어 특정 기능을 수행하도록 하는 컴퓨터 시스템이다.
냉장고나 스마트폰, 자동차, 로봇 등 대부분의 전자기기에 들어가 일종의 ‘두뇌’ 역할을 하는 이 솔루션은 방산 분야에서 특히 중요하다. 극한의 상황에서도 전투 장비가 제대로 작동할 수 있는 내구성과 성능을 두루 갖춰야만 한다.
코스닥 상장사 코츠테크놀로지는 싱글보드컴퓨터(SBC)에 기반한 방산 특화 임베디드 솔루션을 선보인 K방산의 숨은 주역이다. LIG넥스원 출신인 조지원 대표가 세운 이 회사는 필수 부품인데도 시장이 작아 국내 대기업들이 외국산에 의존하던 구조를 끊어내고 제품 국산화를 이뤄냈다.
2023년 기업공개(IPO) 이후 첫 인터뷰에 나선 조 대표는 “K방산 수요가 급증하며 올해는 10여년 간 개발한 제품들을 양산하기 위한 설비 확충에 주력하고 있다”며 “서울 아덱스(ADEX)를 계기로 제품을 직접 수출하기 위한 판로를 넓혀갈 것”이라고 밝혔다.


조 대표는 “우리 SBC는 통상 해외 경쟁사보다 3분의 1 저렴하면서도 동등한 품질을 자랑한다”며 “고객사와 밀착해 빠른 시일 내에 맞춤화 제품을 생산하는 게 코츠테크놀로지의 강점”이라고 설명했다. 납기가 느린 외국산 제품과 차별화를 꾀해 자주포, 전차 등 전투 장비의 성능을 더욱 빠르게 개선할 수 있다는 의미다.
K방산의 효자 상품은 대부분 코츠테크놀로지의 손길을 거쳤다. K2 전차와 천궁-2는 이 회사의 임베디드 솔루션을 사용하고 있다. 이외에 미사일 제어 메인보드, 소나(음탐지) 체계, 무인기용 표준 SW 등을 공급하고 있다.
조 대표는 “K2 전차 폴란드 2차 공급계약, 국내 4차 양산 산업에 수주한 물량이 내년부터 매출에 반영될 예정”이라며 “천궁-2도 LIG넥스원과 협업해 중동 국가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수주 성과를 발판 삼아 글로벌 방산 시장도 직접 공략한다. 조 대표는 “통상 방산 장비는 그간 써 온 검증된 제품에 대한 선호도가 강한 편”이라며 “K방산 인기에 힘입어 루마니아 등으로 해외 직수출 비중을 넓혀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늘어날 수주량에 대비하기 위해 코츠테크놀로지는 올 12월 경기 과천으로 본사를 확장 이전할 예정이다. 기존 설비를 포함해 2배 이상의 생산능력(캐파)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게 조 대표의 판단이다. 그는 이어 “인공지능(AI)으로 대량의 정보를 처리할 수 있는 차세대 SBC도 개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코츠테크놀로지는 올 3분기 누적 매출 488억원, 영업이익 78억원을 기록했다. K방산 인기에 힘입어 실적은 꾸준히 우상향하고 있다. 조 대표는 “제조업의 핵심 인프라를 제공해 성장한 미국 제너럴일렉트릭(GE)처럼 방산 업계에서 두각을 보이며 2030년까지 매출 1000억원을 달성하겠다”고 강조했다.
원종환 기자 won040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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