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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굿즈'가 가른 문구점…아트박스 웃고 모닝글로리 울고

입력 2025-11-14 17:03   수정 2025-11-25 16:09


지난 13일 서울 동교동에 있는 프랜차이즈 문구점 아트박스. 동남아시아에서 온 관광객이 외계인 인형을 양 볼에 갖다 댄 채 사진을 찍고 있었다. 옆에선 열쇠고리와 장난감을 보는 외국인 사이로 영어와 중국어, 스페인 감탄사가 흘러나왔다. 이곳을 찾은 일본인 다쿠야 게이시 씨는 “친구들에게 귀여운 한국 캐릭터를 사기 좋은 곳으로 아트박스를 추천받았다”며 “뭔가를 구매하지 않아도 볼거리가 많아 둘러보는 재미가 있다”고 말했다.
◇‘문화 공간’으로 바뀐 아트박스
K굿즈가 국내 문구업계 운명을 가르는 변수가 되고 있다. 아트박스는 각양각색 캐릭터 상품을 내세워 외국인 관광객 명소로 부상한 반면 전통적 문구점에서 벗어나지 못한 모나미와 모닝글로리는 침체일로에 있다.

아트박스는 올해 들어서만 점포 22곳을 새로 열었다. 명동과 홍대, 신촌, 성수 등 외국인이 선호하는 서울 도심이 주요 거점이다. 아트박스 전체 매장은 2020년 119개에서 올해 11월 212곳으로 늘었다. 매출도 2022년 1849억원에서 지난해 2479억원으로 30% 넘게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38억에서 288억으로 21% 늘었다. 아트박스 관계자는 “1주일 간격으로 점포를 하나씩 늘리고 있다”며 “서울 주요 상권에선 방문객의 80%가 외국인일 정도로 해외에서 인지도가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프라인 매장을 ‘물건을 사는 곳’에서 ‘문화 공간’으로 탈바꿈한 게 성공 요인으로 꼽힌다. 코로나19 이후 아트박스는 인기 캐릭터 지식재산권(IP)을 앞세워 문구류 외에 열쇠고리, 마우스패드, 피규어 등도 선보였다. 캡슐 뽑기 게임인 가챠 기계, 포토카드 인쇄 기기 등을 비치해 즐길 거리를 늘렸다. 2020년 3만5000종에 달했던 상품 종류도 올해 4만1000여 종으로 늘렸다. 다른 회사 IP 제품 비중을 60%로 끌어올려 제품군을 한층 다양화했다.

동교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최근 2~3년 새 소규모 매장을 단기로 빌려 문구와 팬시 용품을 파는 경우가 늘고 있다”며 “외국인 관광객과 젊은층이 몰리는 도심 골목에 있는 가게를 임차하겠다는 문의가 많은 편”이라고 말했다.
◇부진한 전통 문구점
모나미와 모닝글로리는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2022년 1495억원인 모나미 매출은 지난해 1331억원으로 10% 감소했다. 같은 기간 모닝글로리 매출도 420억원에서 407억원으로 줄었다. 두 회사는 모두 지난해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학령인구 감소로 문구 수요가 줄어드는 가운데 신사업도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했다. 모나미의 화장품 자회사 모나미코스메틱은 2023년 창사 이후 올해 상반기까지 총 97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모닝글로리가 지난해 신사업으로 시작한 위생용품은 회사 전체 매출의 5%에 그친다.

오프라인 매장으로 고객을 흡수하는 요인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온라인몰 등에서 제품을 구매할 수 있는데 굳이 오프라인 매장을 찾겠냐는 얘기다. 모나미는 서울 성수와 경기 수원, 용인 등 세 곳에 한해 DIY 볼펜을 만드는 이색 체험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모닝글로리는 본사 외에 일부 백화점에서만 팝업스토어를 열었다.

전문가들은 제품에 스토리를 입히는 굿즈 마케팅이 문구업계 미래를 가르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전망한다. 이수진 서울대 소비트렌드분석센터 연구위원은 “수요 감소로 위기에 빠진 문구업계가 소비자 취향을 겨냥하는 제품군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며 “독특하고 재미있다고 느낄 수 있는 오프라인 체험을 제공하는 업체만 살아남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원종환 기자 won040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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