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 신한 하나 우리 농협 등 5대 은행의 지난 12일 기준 달러예금 잔액은 590억6100만달러로 10월 말(568억6500만달러)보다 21억9600만달러 증가했다.
강달러 현상이 예상보다 오래 이어지면서 달러예금 규모가 다시 늘기 시작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달러 정기예금은 미국 금리를 바탕으로 이자를 산정하기 때문에 원화 예금보다 수익률이 높다. 1년 만기 기준으로 연 3%대 금리가 대부분이다. 국내 은행의 원화예금 최고금리는 평균 연 2.68%다. 만기일에 지금보다 환율이 오르면 환차익까지 거두는 것이 가능하다. 이 같은 이유로 달러를 보유한 개인뿐 아니라 판매대금을 달러로 받는 수출기업이 적극적으로 달러 정기예금에 자금을 넣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환율 상승으로 달러예금의 매력이 더 커진 분위기”라며 “원화가 급히 필요한 상황이 아니라면 환율이 떨어지더라도 다시 달러 상품에 투자해 자금 규모를 불리면 된다”고 말했다.
최근 은행권에서 금리 연동형 달러 저축보험 판매가 증가한 것도 같은 이유다. 이 상품은 달러 예치금을 미국 국채와 회사채 등 장기 외화채권에 투자해 연 4~5%대 기본이율을 제공한다. 금리가 하락해 공시이율이 낮아져도 중도 해지를 통해 채권가격 상승에 따른 차액을 얻도록 설계했다. 5대 은행은 이 상품을 앞세워 올해 1~3분기 방카슈랑스로만 총 4385억원의 수수료 수입을 거뒀다. 작년 전체 실적(4130억원)을 이미 뛰어넘었다.
금융시장에선 달러 수요를 자극한 미국 연방정부의 셧다운(일시 업무정지)이 끝나 환율 급등세가 점차 안정을 찾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미국 중앙은행(Fed)이 당분간 금리를 동결할 것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려 강달러 기조가 유지될 것이란 전망이 적지 않다. ‘서학개미’들의 활발한 해외 증시 투자 역시 달러 강세를 뒷받침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부동산 규제 등으로 국내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희박해져 외국인의 원화 채권 매도세가 이어지는 것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평가가 많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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