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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주 시를 읽는 밤’의 감동…외국 청년들도 합류

입력 2025-11-14 20:51   수정 2025-11-14 22:31

1. 느닷없이, ‘윤동주 시를 읽는 밤’
서강대학교 문학동아리 <서글서글>(회장 강진규) 학생들이 「문학의 집·서울」을 방문하겠다고 연락해 온 날(2025. 6. 30)이 그 시발점이었다. 바쁜 대학생들이 12명이나 찾아온다니 무언가 의미 있는 행사를 해야 하지 않겠는가에 무조건 동의한 것도 대책 없는 일이었다.

이어서 고려대학교 문학동아리 <호박회>가 합류하고 대학생 16명과 서정시학의 뜻있는 시인 4명이 중심이 되어 ‘윤동주 시를 읽는 밤’(2025. 7. 3) 행사를 열게 된 것이다.

특별 프로그램으로 ‘윤동주 시와 종교적 상상력’이라는 특강을 펼칠 김지윤 상명대 교수(시인, 문학평론가)가 천안에서 갑자기 오고, 윤동주 시를 노래하는 통기타 가수 하선우와 소프라노 박상희도 합류하게 되었다.

맞춤형으로 단 3일 만에 진행된 ‘윤동주 시를 읽는 밤’ 행사! 청년 윤동주가 시를 읽고 노래하고 다시 우리 곁에 있는 듯 감회가 깊었다. 문학적 열정을 가진 젊은이들을 통해 윤동주의 시 정신이 이어지리라는 기대감으로 벅찬 날이었다.

2. 외국인 유학생까지 합세한 2차 ‘윤동주 시를 읽는 밤’
1차 모임 후 고려대 문학동아리 <호박회> 커뮤니티에 올린 후기가 전해져 왔다. “뭔가 진짜 나중에는 이 모임이 공식화되고 커져서 간도도 가고 일본도 갈 수 있겠다, 내가 역사의 한 순간에 함께하고 있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는 내용의 장문의 글이었다.

학생들의 진솔한 반응과 모임의 여운은 두 달 뒤인 2차 ‘윤동주 시를 읽는 밤’(2025. 9. 4)으로 이어졌다. 상명대학교 문학동아리 <해울>과 국민대학교 문학동아리 <시와 사이>가 합류했고, 고려대, 연세대, 중앙대 등의 대학생들이 24명으로 늘어났다.

외국인들도 함께 참여했다. 줄리아 레아 교수(한국외국어대학교 이탈리아어과), 루자 카타린 사무관(주한 헝가리문화원), 마심리 레일라 박사(아제르바이잔 대사관 레퍼런트), 아지자 후세인자대(아제르바이잔, 미서울 클리닉 서포터)와 정부초청 유학생인 아야(주한 필리핀 유학생협회장, 고려대 대학원 국문과 한국어문화교육학 전공), 사르마리 비개(세네갈, 이화여대 대학원 경영학 전공)가 자국 언어로 윤동주 시를 번역하여 낭송하고, 이어서 한국어로도 낭송하며 함께 윤동주 시 정신을 생각하는 시간을 가졌다.


TF 위원이 늘어나고 추진위원장(김영철 시인, 전 서일대 총장)도 세우면서 ‘한국 현대시의 세계적 확산’이라는 목표가 생겼다. 주한 헝가리문화원의 페르예시 판니 부원장과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이한신 문화기반본부장의 축사를 시작으로 특별 프로그램인 유성호 한양대 교수(문학평론가)의 특강 ‘윤동주와 지금’, 김지윤 상명대 교수(시인, 문학평론가)의 영화 <동주> 해설과 특강으로 일본에서의 윤동주를 살펴볼 수 있었다.

“윤동주의 창씨개명을 들여다보면 성 ‘윤소(尹沼)’는 본관인 ‘파평 윤’과 ‘윤씨 시조인 연못 설화’와 관련이 있었고, 이름 동주(東柱)는 그대로이니 개명은 하지 않았다.”는 유성호 교수의 예리한 지적이 인상적이었다. 윤동주 시인의 행보는 우리가 평소에 생각했던 창씨개명과는 거리가 먼 만만치 않은 대응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창씨개명을 하기 닷새 전에 시 ‘참회록’을 썼다니 윤동주 시인의 결백하고 결연한 시 정신에 숙연해질 수밖에 없다.

2차 모임은 참가한 대학생들 전원이 시낭송에 참여하여 청년의 목소리가 「문학의 집·서울」을 넘어 가을 하늘을 쩡하게 울리는 날이었다. 또한 윤동주 시인의 시가 인류 보편의 감수성을 일깨운다는 것을 피부로 느낀 시간이었다.

3. ‘청년 윤동주 시 사랑회’ 출범
3차 ‘윤동주 시를 읽는 밤’(2025. 11. 6) 행사는 1차와 2차의 경험을 바탕으로 물 흐르듯 자연스레 진행되었다. 노해정 시인의 사회, 김종규 이사장(문화유산 국민신탁)과 문현미 시인(백석대 부총장)의 축사와 특별 프로그램인 김지윤 상명대 교수(시인, 문학평론가)의 윤동주 다큐 감상과 특강 ‘세계인이 사랑하는 윤동주’는 매우 울림이 컸다. 일본인들이 마음으로 추모하고 기리는 윤동주 시인의 시 세계에 가슴이 먹먹해졌다.

외국인 유학생으로 한국에 와서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유아리(몽골, (주)티엘비 경영기획실)는 전통의상을 입고 ‘아우의 인상화’를 유창한 한국어와 몽골어로 낭송한 후 농담까지 하며 분위기를 살렸고, 서강대 생명과학과 대학원생인 하프사 아메드 칸(파키스탄)은 ‘서시’를 한국어로 낭송한 후 서시에 대한 영감을 ‘Till the day I die(죽는 날까지)’라는 창작시로 발표하여 의미를 더하였다.

이날은 특히 참가자들의 발의와 재청으로 가칭 ‘윤동주 시 사랑 모임’이 ‘청년 윤동주 시 사랑회’로 공식 명칭을 갖고 출범하게 된 역사적인 날이었다. 또한 청년이사로 위촉된 젊은 세대 김예인, 허정인, 노윤하, 김솔, 백승호, 안우진, 유아리(Davaasambuu Arvinbilig), 하프사 아메드 칸(Hafsa Ahmed Khan)의 목소리를 기대하며 케이크 커팅, 통기타 가수 ‘해피넬라’의 축가와 7개 대학 학생들의 윤동주 시 낭송으로 가을은 점점 깊어갔다.



모두가 일어서서 ‘서시’를 낭송하는 뜻깊은 시간, 시대를 넘고 국경을 지우는 윤동주의 특별한 힘을 생각하며 “우리가 이 자리에서 윤동주의 시를 읽고 있다는 것. 함께 모여 기억하면서 정신을 생각하며 시를 읽는 것이 의미라고 생각한다.”(상명대 김지윤 교수)에 공감하며, 예산 없고 끝없는 매우 시적인 활동에 동참해오며 기꺼이 울타리가 되어준 TF위원(김영철, 정혜영, 노해정, 박종명, 김조민, 노주현, 김지윤, 신영철, 문현미, 김종훈)들의 힘을 생각한다.

느닷없이 걸려 온 한 통의 전화로 4개월 동안 3차 모임을 갖게 되고, ‘청년 윤동주 시 사랑회’ 출범을 하게 된 것은 전혀 예상치 못한 일이었다. 마음과 마음이 만나 새로운 길을 내고 숲을 이루어간다. 청년 윤동주의 시 정신이 되살아나고 청년 윤동주의 목소리가 울려 퍼지는, 앞으로 또 어떤 감동의 순간이 우리 앞에 다가올 것인가. 내일이 기대되는 이유이다.



<필자 약력>
■ 박종명(朴鍾明) : 2010년 『심상』 신인상 등단. 시집 『사랑 한번 안 해본 것처럼』, 『봄을 타나요』, 『굿모닝, 삐에로』 출간. 2024년 조지훈문학상 수상. 서울초중등문학창작교육연구회 해토머리 회장. 청년 윤동주 시 사랑회 총무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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