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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왕제색도는 한국의 모나리자"…워싱턴도 반한 '이건희 컬렉션'

입력 2025-11-16 13:37   수정 2025-11-17 14:18



“인왕제색도를 이곳에 가져올 수 있을 때 얼마나 기뻤는지 모릅니다. 한국에 모나리자가 있다면 아마 이 풍경화일 것입니다.”

미국 워싱턴DC의 스미스소니언 국립아시아예술박물관 소속 키스 윌슨 큐레이터는 15일(현지시간) 개장한 '한국의 보물-모으고, 아끼고, 나누다' 특별전의 첫 관람객 투어에서 들뜬 마음을 감추지 않았다.

한국의 아름다움을 담은 작품을 고전부터 현대미술까지, 불화에서 도자기와 생활용품까지 최고의 수준으로 모아서 전시하는 상황을 두고 윌슨 씨는 "우리는 지금 사탕가게에 온 어린이들"이라고 묘사했다. 국보 '정선 필 인왕제색도'와 보물 '김홍도 필 추성부도' 등 국보 7건, 보물 15건 등 총 330점을 아우르는 전시다.

책가도와 달항아리로 시작한 전시는 양반가의 생활상과 조선시대 초상화를 거쳐 반가의 사랑방으로, 이씨 여인의 묘에서 나온 도자기로, 궁중의례를 담은 대형 걸개그림 등으로 이어졌다. 궁중의례가 등장하는 전시실에는 경복궁의 돌담을 그린 박대성 작가의 작품이 함께 배치되고, 불화와 화엄경 등을 전시한 공간에는 김병기 작가의 '산악'이 함께 너울거리는 느낌을 살렸다. 국립중앙박물관 소속 최정아 큐레이터는 "이건희 컬렉션을 기증받은 국립중앙박물관과 국립현대미술관, 리움미술관 3곳에서 함께 했기에 가능한 전시"라고 설명했다.

한국에선 '이건희 컬렉션'으로 알려져 있지만 막상 전시명 등에 '이건희'라는 이름을 내세우진 않았다. 대신 각 공간의 주제를 설명하는 패널에 이병철 창업자, 이건희 선대 회장, 홍라희 리움미술관 명예관장의 문화예술에 대한 애정을 담은 글귀를 하나씩 배치했다. "오래된 서예, 그림, 도자기들이 나의 조용한 스승이 되었다(이병철 창업자)" "문화유산을 수집하고 보존하는 것은 인류 문화의 미래를 보장하는 일(이건희 선대 회장)" 등이다.

이번 전시는 당초 지난 8일 시작될 예정이었지만 미국 연방정부 셧다운으로 개장이 늦어졌다. 미국 내 주요인사들을 초청해 작품을 보여주는 갈라 행사도 예정돼 있었으나 셧다운 종료 일정이 명확치 않아 취소하는 아쉬움도 있었다. 지난 13일 셧다운이 해제되면서 오랫동안 준비했던 컬렉션도 대중에 공개될 수 있었다.

가장 관심을 받은 작품은 정선의 '인왕제색도'였다. 윌슨 큐레이터는 "여름 장마 후 인왕산의 바위 표면의 축축함과 계곡에서 피어오르는 안개의 습한 느낌을 묘사했다"면서 "한국에 모나리자가 있다면 아마 이 풍경화일 것"이라고 말했다. 정선의 인왕제색도는 안전을 위해 6주만 공개한다고 그는 덧붙였다. 1000원 지폐 뒷면에 그려진 정선의 '계상정거도'에 대한 설명을 하면서 1000원권을 보여주자 관람객들은 신기해 하면서 번갈아 살펴봤다.



독일 함부르크와 한국에 '쌍둥이'로 존재하는 '청자 동화연화문 표주박 모양 주전자(고려청자)'도 인기였다. 체이스 F 로빈슨 아시아예술박물관장은 "몇년 전 문화부 장관에게 이 작품을 소개했을 때 입이 떡 벌어져서 '이건 정말 국보급'이라고 했던 기억이 있다"고 전했다.

전시회는 책가도 병풍으로 시작해 책가도 스타일로 여러 유물을 보여주는 장면으로 끝난다. 아시아예술박물관의 KF한국미술문화 담당 황선우 큐레이터는 “수집품을 모아두는 행위로 처음과 끝을 구성해서 일종의 ‘수미상관’을 보여주려 했다”고 설명했다. 윌슨 씨는 “책을 그린 19세기 병풍 책가도는 근대 이전의 예술품 수집에 대한 완벽한 은유”라고 했다.

관람객 중에는 이건희 컬렉션 전시회 소식을 듣고 개장하자마자 달려 온 한국계 교민이 적지 않았다. 중국이나 일본에 비해 빈약한 한국 컬렉션에 대한 갈증을 느꼈던 이들이다. 한국계 외에도 중국 일본 등 아시아계 관람객 비중이 높았다.

박물관을 찾았다가 우연히 들른 이들도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 입을 모았다. 아버지와 함께 박물관을 찾은 하워드대 예술전공 조슈아 맥스웰(23) 씨는 이상좌 불화첩 중 나한 초본을 언급하며 "그린 사람의 자유로운 영혼이 느껴진다"고 평했다. 아버지인 마틴 맥스웰(55) 씨가 북을 받치는 사자 모양 법고대가 "너무 귀여워서 눈을 뗄 수가 없었다"고 하자 조슈아 씨는 "케이팝 데몬 헌터스에 나오는 호랑이 같았다"며 웃었다.





중국계인 앨버트 판(31) 씨는 "한국 예술에 대해 잘 몰랐는데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면서 "특히 경복궁 돌담 그림(박대성 작가)이 마음에 쏙 들었다"고 했다.

평소에는 일본 스시 모형, 중국 도자기 모형 등이 팔리던 아시아박물관 내 기념품샵에도 한국의 '굿즈'가 대거 배치됐다. 이번 전시를 기념해서다. 미니어처 반가사유상을 비롯해 한국적 문양을 담은 자석이나 파우치 등 다양한 종류의 예술품이 관람객의 지갑을 열게 만들었다.

이번 전시는 2월1일까지 진행된다. 3월부터 시카고예술박물관 전시를 거쳐 영국 런던의 대영박물관에서 한국 미(美)의 해외 나들이가 이어진다.



워싱턴=이상은 특파원 se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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