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송파구에 있는 복합상업시설인 롯데월드타워 주차게이트. 출구에 진입하자마자 곧바로 주차비가 결제되며 차단봉이 열렸다. 지난 8월 한국도로공사의 하이패스 주차장 결제시스템이 이 곳에 설치됐다.
국내 민간 복합상업시설에 하이패스 결제시스템이 설치된 건 이 곳이 처음이다. 롯데월드타워에 앞서 2017년 김포공항을 시작으로 2023년 인천국제공항등 국내 5개 공항에 주차장 하이패스 시스템이 설치됐다.
이 시스템을 설치한 아이트로닉스의 윤희중 대표는 13일 용인 본사에서 “차량 1대당 출차시간을 20초 이상 단축시켜 주차장 내 출구혼잡을 해소한 것은 물론 연간 31t의 탄소배출도 저감한다”며 “하이패스 시스템을 단순 도로에서 끝내지 않고 주차장을 비롯해 민간 복합시설 등 생활 전반에 확장해 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2000년 설립된 이 회사는 원래 차량용 내비게이션 모듈과 블랙박스를 만들던 회사다. 2007년 9월 도로공사가 하이패스 시스템을 시범 운용하자 하이패스 단말기 개발에 나섰다.
2012년 한국도로공사의 스마트 하이패스시스템 인증을 얻으며 본격적으로 전국 고속도로에 하이패스 차로 구축사업에 뛰어들었다. 화물차 전용 하이패스 차로 구축 사업, 국민 보급형 하이패스 단말기 사업 등 한국도로공사 관련 다양한 하이패스 사업의 기반을 마련했다.
윤 대표는 “IR·RF 통신 방식을 최초로 통합한 단말기 기술덕분”이라고 말했다. IR/RF 통신 방식은 하이패스 통신에 필수적인 기술이다. IR 방식은 적외선을 이용해 직선으로 신호를 주고받아 방향에 제약이 있지만 전력 소모가 적다. RF 방식은 무선 주파수를 사용해 통신 범위가 넓고 안정적이지만 전력 소모가 많아 보통 시거잭 전원 연결이 필요하다.
두 방식을 합친 아이트로닉스의 일체형 통신방식이 2013년 국내 하이패스 공식 통신 표준이 됐다. 회사는 2013~2014년 도로공사의 신설차로 사업을 수주하며 본격적으로 성장했다. 이후 다차로 하이패스 시스템까지 개발해 현재 이 분야 점유율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이 회사 매출은 200억원으로 전년도와 비슷한 수준이다. 윤 대표는 “국내 하이패스 단말기 및 유지보수 시장은 신규 도로가 계속 깔리고 노후 장비 교체 수요도 많아 한 번 진입하면 수익이 안정적이지만 반대로 공급사가 많아 큰 매출 확대로 이어지지도 않는다”고 말했다.
결국 매출의 80%를 하이패스 시스템 설치 및 유지관리로 거두는 아이트로닉스는 최근 동남아시아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현재 동남아 국가 두 곳의 현지 사업자를 찾아 도로교통 관련 현지 정부 관계자들과 협의 방안을 논의중이다.
윤 대표는 “동남아 국가에 한번 신규 도로가 깔리면 수천㎞인데 영업소에 들어가는 톨게이트 시스템 규모만 따져도 4000억~6000억원 정도 규모라 시장성이 높다”고 말했다.
용인=은정진 기자 silver@hankyung.com
관련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