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을 시작하겠다고 지점을 찾아오는 청년 고객이 평소보다 서너 배 늘었습니다.”(A증권 경기 평택지점)“주식 투자자들이 예전보다 젊어지고 과감해졌습니다. 레버리지도 적극적으로 쓰고 단기 조정이 올 때마다 매수를 늘리고 있어요.”(B증권 서울 잠실PB센터)
코스피지수가 올 하반기 들어 역대급 랠리를 펼치자 개인의 주식 투자 열기가 달아오르고 있다. 증권사 지점마다 투자자가 몰려 하루에 약 9만 개 계좌가 개설되고 있다. 증시로 흘러드는 자금은 하루평균 5000억원이 넘는다. 그 중심엔 ‘2030 투자자’가 있다.
16일 한국경제신문이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대신증권 등 국내 중대형 증권사 세 곳의 신규 주식계좌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올 들어 새로 개설된 계좌 142만2217개 중 10~30대 고객 비중이 50.9%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규 주식 투자자 둘 중 한 명은 청년층이란 얘기다. 연령대별로 보면 30대(23.1%)와 20대(21.6%)가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40대(20.3%), 50대(18.6%) 순이었다.기존 고객 중 30대 이하 비중이 30% 안팎인 점을 감안하면 상당한 변화다. 일반적으로 국내 증권사의 연령대별 고객 비중은 40대가 25~30%로 가장 높다. 이어 50대(20~25%), 30대(20%), 60대(10~15%), 20대(10%), 10대 이하(5% 이하) 순이다. 여윳돈이 적은 사회 초년생보다 직장에서 자리 잡은 뒤 은퇴 자금을 준비하는 중장년층이 적극적인 재테크에 나서는 게 보통이기 때문이다.
올 들어선 MZ세대(밀레니얼+Z세대) 투자자가 급증하는 추세다. 3개 증권사를 통해 올해 증시에 새로 유입된 30대 이하 고객은 72만3502명에 달했다. 다른 증권사까지 더하면 300만 명을 훌쩍 넘어선 것으로 추정된다. 증권사 관계자는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등 암호화폐 가격이 급락하는 사이 국내 대형 반도체주가 몇 배 뛰자 MZ세대 사이에서 코인보다 국장이 낫다는 인식이 퍼졌다”며 “고정 수입이 없는 대학생까지 아르바이트로 번 돈을 국내 주식에 투자해 용돈벌이에 나서고 있다”고 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주식 거래 활동계좌는 하루평균 8만7000개 늘어났다. LG에너지솔루션, SK아이이테크놀로지, 카카오뱅크 등의 기업공개(IPO)로 공모주 광풍이 분 2021~2022년을 제외하면 하루 기준 최대 규모다. 주식 거래 활동계좌는 예탁자산이 10만원 이상이면서 최근 6개월간 한 차례 이상 거래한 위탁매매·증권저축 계좌다.
주식 거래 활동계좌는 9600만 개를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국민 1인당 평균 1.9개 주식 계좌를 보유한 셈이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대형 공모주가 없는데도 계좌가 이렇게 늘어나는 건 이례적”이라며 “그만큼 주식 투자에 관심이 높아졌다는 방증”이라고 말했다.
투자자 예탁금도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지난달엔 하루평균 5005억원이 증권사로 유입됐다. 지난달 코스피지수가 20% 가까이 올라 2001년 11월 이후 24년 만에 최고 상승 폭을 경신하자 개인들이 예금 등에 묶여 있던 자금을 빼내 주식 계좌에 넣고 있다. KB증권 관계자는 “과거 벤처붐 당시 급등락을 경험한 중장년층은 지금이 고점일지 모른다는 ‘포포(FOPO·fear of peak out)’ 심리를 안고 있다”며 “이에 비해 젊은 층은 인공지능(AI) 등 테크산업 성장에 신뢰가 강하다 보니 AI 관련주가 조정받더라도 공격적인 저가 매수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개별 종목보다 변동성이 덜한 상장지수펀드(ETF) 시장 확대도 증시 인기를 더하는 요인 중 하나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MZ세대 투자자는 국내외 지수형 ETF와 정책 수혜 기대 등을 노린 고배당 ETF에 관심이 많다”며 “퇴직연금을 안전자산 위주로 운용하다가 주식형 ETF로 바꾸려는 고객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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