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의료계가 정부의 보건·의료 정책에 강하게 반발하며 “전면적이고 강력한 총력 투쟁에 돌입하겠다”고 선언했다. ‘성분명 처방’ ‘검체검사 위수탁 개편’ ‘한의사 엑스레이 사용 허용’ 등 주요 정책을 정부가 철회하지 않으면 강경 대응하겠다고 선언하면서 ‘제2의 의정 갈등’으로 비화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의사들은 정부와 국회를 향한 반발심을 거세게 드러냈다. 김택우 의협 회장이 “대가 없는 희생만을 강요하며 의료계를 옥죄는 세력은 누구인가”라고 발언하자 집회 곳곳에서 “이재명 대통령” “끌어내리자”라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김 회장은 “국회와 정부가 ‘입법 폭주’ ‘정책 폭주’를 일삼고 있다”며 향후 발생할 수 있는 의정 갈등의 책임을 돌리는 모습이었다.
다른 직역을 겨냥한 비판도 나왔다. 최정섭 전국광역시도의사회장협의회 회장은 “의사들을 질투하는 약사, 한의사, 사회복지사들이 경쟁적으로 의협을 옥죄는 법안을 만들고 있다”며 “이제는 너무 많아서 셀 수 없을 정도”라고 말했다.
국회에서 논의 중인 ‘방사선 발생 장치 안전관리 책임자 범위에 한의사 포함’ 법안에 대해서도 비판이 이어졌다. 박상호 범대위 한방엑스레이저지위원장은 “엑스레이 판독과 방사선 안전 관리는 고도의 의학 전문성이 필요한 영역”이라며 “비전문가인 한의사에게 이를 허용하는 것은 국민 건강을 실험 대상으로 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보건복지부가 추진하는 검체검사 위수탁 보상체계 개편은 일차의료 기반을 흔드는 정책이라는 목소리가 나왔다. 현행 제도에서는 동네의원이 혈액·소변 검사를 하면 건강보험공단이 검사료 100%와 위탁관리료 10%를 합쳐 의원에 지급하고, 의원이 이를 전문 검사기관에 전달한다. 정부는 이런 구조가 검사센터 간 과도한 할인 경쟁과 리베이트성 관행을 유발한다고 보고 있으며, 이를 개선하기 위해 의원과 검사센터가 각각 건강보험에 비용을 청구하는 ‘분리 청구’ 방식으로 전환하겠다는 방침이다.
개원가에서는 위탁관리료가 없어지면 검체검사 비중이 높은 일차의료가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복지부는 지난 14일 “수탁기관 검사료 할인 관행과 불합리한 보상체계를 개선해 환자 안전과 검사의 질을 제고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의료계 내부 결집을 촉구하는 발언이 이어지며 갈등의 파장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박근태 대한개원의협의회 회장은 “이 투쟁은 지도부의 힘만으로는 절대 성공할 수 없다”며 “전국 14만 의사 동료들이 차가운 머리와 뜨거운 가슴으로 함께 싸워야만 승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민형 기자 mean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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