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상장사인 피플바이오는 지난 13일 전략적 투자를 유치하면서 최대주주가 이스턴네트웍스로 변경됐다고 공시했다. 2000년 설립된 이스턴네트웍스는 IT 전문 기업으로 네트워크 장비 공급이 주업무다. 지난해 매출 316억원, 순이익 25억원을 올렸다.최대주주변경은 이스턴네트웍스가 제3자배정 유상증자 방식으로 피플바이오에 90억원을 투입하면서 이뤄졌다. 유세권 이스턴네트웍스 대표가 100% 지분을 갖고 있는 리얼리티젠도 40억원을 들고 해당 유상증자에 참여했다. 총 130억원을 동원한 유 대표의 보유 회사들은 피플바이오 지분 30.3%를 확보했다. 기존 최대주주인 강성민 피플바이오 대표측 지분은 희석되며 13.41%에서 한자릿수로 감소할 전망이다. 양측은 공동 경영권 행사에 합의했다.
이번 거래는 피플바이오의 자본잠식을 해소하기 위해 이뤄졌다. 지난 6월 말 기준 자본잠식률은 약 62.8%로 투자주의환기종목으로 지정됐다. 올해 말까지 개선되지 않으면 내년 관리종목 지정이 불가피한 상황이었다.재미있는 점은 제3자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한 리얼리티젠이 소유한 서울 대치동의 토지와 건물을 피플바이오가 매입한다는 발표도 동시에 나온 것이다. 대신 현금은 한푼도 들이지 않는다. 전체 매입 대금 890억원 중 620억원은 건물에 대한 기존 대출을 승계하고, 270억원은 피플바이오의 30년 만기 영구 전환사채(CB)로 치른다. 보통주로 전환될 경우 현재 피플바이오 발행주식 대비 43.97%에 해당하는 규모다.
대규모 CB 발행으로 이자 상환 부담도 커질 전망이다. 이번에 발행하는 영구CB의 표면이자율과 만기이자율은 나란히 4.5%로 책정됐다. 기존에 피플바이오가 발행했던 CB의 표면이자율은 0%, 만기이자율은 2.5% 수준이었다.
매입한 부동산의 용도와 활용 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강남 테헤란로에 위치한 해당 부동산은 토지면적 1192.1㎡, 연면적 874.9㎡(지하 1층~지상 3층) 규모다. 등기상 지하 1층에는 사무실, 지상 1층에는 소매점과 제조업체가 입점했다. 2층은 당구장, 3층은 물탱크실이다. 현재는 공사 중인 것으로 파악된다.
해당 부동산은 이스턴네트웍스가 인공지능(AI) 데이터 인프라 건설 부지로 낙점한 곳으로 알려졌으나 피플바이오로 소유권이 바뀌면서 용도가 불분명해졌다.
일각에서는 이번 부동산 거래의 실질적 승자가 유 대표 측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리얼리티젠이 2022년 약 616억원에 매입했던 만큼 피플바이오의 새로운 최대주주인 유 대표측은 약 3년 만에 274억원에 달하는 이익을 거둔다. 피플바이오 관계자는 “외부 감정평가를 통해 그만한 가치가 있다는 의견을 얻어 이번 부동산 거래의 가격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최석철 기자 dolso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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