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민주노동조합총연맹과 한국노동조합총연맹에 각각 55억 원 규모의 '임차 보증금'과 '시설 개선비'를 지원한다. 김대중·노무현 정부 이후 십수년동안 자취를 감췄던 노동조합 '시설 보증금' 지원이 이재명 정부 들어 부활한 셈이다. 이에 대해 “청년들은 월세난에 내몰렸는데 특정 노조의 전세 전환을 위해 수십억씩 지원한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양대노총에 가입하지 않은 '제3노조'와의 형평성 논란도 일고 있다.
민주노총은 현재 서울 중구 정동 경향신문사 본관과 별관의 총 6개 층(본관 4개층, 별관 2개층)을 임차해 사용 중이다. 임차보증금 31억원에 매월 2600만원의 임대료를 내고 있다. 보증금은 김대중·노무현 정부 때인 2002년 경 정부가 지원해준 30억원이 재원이다. 민주노총은 월세 2600만원도 '임차 보증금(전세금)'으로 일시 전환하겠다며 여기 소요되는 자금 78억원을 추가 지원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 중 정부는 본관 공간에 쓸 전세 자금 55억원만 수용했다.
정부는 당초 민주노총 금속노조와 금융노조가 사용 중인 '별관'의 전세 전환금도 지원을 검토했지만 최종적으로 제외됐다. 우 의원은 "금속노조는 정부의 회계공시 요청도 거부해온 조직"이라며 "회계 투명성 논란이 있는 조직에 국민 세금 투입을 검토한 게 어불성설"이라고 꼬집었다.
한국노총은 여의도 중앙근로자복지센터의 노후화된 설비를 교체하겠다며 보조금을 요구했고 정부는 양대노총 형평성을 감안해 55억원으로 수용했다. △엘리베이터 등 교체 40억 원 △난방설비 교체 5억 원 △지하주차장 개선 10억 원이다. 중앙근로자복지센터는 2001년부터 6차례에 걸쳐 정부가 334억 원의 국고를 투입해 건립을 지원한 시설이며, 한국노총은 182억원을 부담했다. 한국노총 관계자는 "조합원은 물론 일반 시민들도 사용하는 건물"이라며 "노후화로 인한 시설 보수가 불가피하다"고 했다.
하지만 양대노총 외 상급단체가 없는 제3노조나 미가맹 노조를 위한 국고지원금은 예산안 논의 과정에서 언급조차 없던 점도 형평성 논란을 부르고 있다. 한 노동계 관계자는 "지난 9월 이재명 대통령이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과 회동한 자리에서 양 위원장이 이 대통령에게 '총 노동단체에 걸맞는 지원'을 요구한 바 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우재준 의원은 "경제적으로 더 어려운 제3노조, 미가맹 노조 등에 대한 예산안은 국회 테이블에도 올라가지 못했다"며 “양대노총만을 타깃으로 한 지원 예산 부활은 결국 양대노총의 정권교체 노력에 대한 대가성 행위이며 명백한 불법적 지원금"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청년층은 월세난으로 내몰리고 있는데 특정 단체만 국민 세금으로 전세를 마련해달라고 요구하는 논리도 국민들이 납득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꼬집었다.
곽용희 기자 ky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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