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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금융 복원은 출발점’…체질 전환 고삐 죄는 임종룡 회장

입력 2025-12-01 09:55   수정 2025-12-01 09:56

[스페셜] 대한민국 금융그룹 대해부 - 우리금융


2023년 3월 취임한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은 그룹의 미래 전략을 ‘신뢰받는 우리금융, 빠르게 혁신하는 우리금융, 경쟁력 있는 우리금융, 국민에게 힘이 되는 우리금융’이라는 네 가지 핵심 가치로 정리하며, 단기 실적 경쟁보다는 체질 전환에 방점을 둔 경영철학을 선언했다. 그는 금융지주 경쟁의 본질이 더 이상 ‘은행 중심 이익 극대화’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고 판단했고, 향후 금융 산업의 지속가능성을 담보할 수 있는 구조적 성장 축을 확보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은행 부문에 대한 높은 매출 의존도는 경기 변동, 부동산 시장, 가계대출 정책 등에 따라 실적 변동성이 커지는 구조적 한계를 지닌다고 진단했으며, 이에 따라 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와 미래 성장 신사업 발굴을 그룹의 근본 전략 과제로 제시했다. 이는 단순한 사업 영역 확장이나 외형 성장 차원을 넘어, 조직의 체력과 신뢰도를 함께 끌어올리는 중장기 체질 개선 전략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비은행 강화, 실적과 건전성 모두 잡다

이 같은 전략 방향에 따라 임 회장은 취임 직후 즉시 증권과 보험을 중심으로 한 비은행 사업 확대 로드맵을 실행에 옮겼다. 2024년 6월 한국포스증권을 인수해 자기자본 1조1500억 원 규모의 ‘우리투자증권’을 출범시켰으며, 올해 7월에는 동양생명과 ABL생명을 연이어 인수하며 비은행 사업군의 완성도를 기존 대비 월등히 끌어올렸다.

당시 시장에서는 짧은 기간 내 대형 인수합병(M&A)이 수익성, 자본비율, 리스크 관리에 부담이 될 것이란 우려도 있었지만, 결과는 긍정적이다. 보험사 편입 과정에서 염가매수차익이 발생했고, 비이자이익 확대 효과가 실적에 직접 기여하면서 오히려 수익을 창출하는 체력 강화로 이어졌다. 금융업에서 인수 직후 손익이 개선되는 사례는 흔치 않기 때문에 이번 사례는 시장에서도 의미 있는 참고 지표로 해석되고 있다.

실적 측면에서도 변화는 명확하게 나타났다. 2025년 3분기 누적 기준 우리금융그룹의 연결 당기순이익은 2조7964억 원으로 전년 동기(2조6599억 원) 대비 5.1% 증가했으며, 같은 기간 순영업수익도 8조1734억 원으로 2.3% 증가했다. 특히 3분기 순이익은 전 분기 대비 33% 성장한 1조2444억 원을 기록, 보험 자회사 편입 효과와 은행, 카드, 캐피털 등 비이자이익 확대가 겹치면서 실적 레벨이 한 단계 높아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재무 건전성 지표 역시 안정적인 흐름을 유지했다. 2025년 3분기 말 기준 그룹 고정이하여신(NPL) 비율은 0.7%, 은행 NPL 비율은 0.31%, 은행 연체율은 0.36%를 기록하며 상반기(0.4%) 대비 개선됐고, 보통주자본비율(CET1)은 12.92%를 기록해 연중 약 80bp 상승세를 보였다.

우리금융그룹 관계자는 “대내외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환경에서도 순영업수익 성장과 보험사 인수 효과가 실적 확대에 직접 기여하면서 그룹의 사업 포트폴리오가 안정적으로 확장되는 결과를 거뒀다”며, “자본비율 훼손 없이 보험 자회사를 편입해 종합금융그룹 체제를 완성한 것이 가장 큰 성과”라고 의미를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번 비은행 부문 확장은 단기 수익이 아닌 장기적 경쟁력 확보 및 계열사 간 시너지 확대에 초점이 맞춰져 있으며, 이는 향후 그룹 가치 재평가의 기점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밸류업(기업 가치 제고) 전략도 꾸준히 추진 중이다. 우리금융은 지난해 3월 예금보험공사 잔여 지분을 모두 인수하며 공적자금 상환을 완료, 완전 민영화 단계에 들어섰다. 지난 2016년 12월 임 회장이 당시 금융위원장이던 시절 7개 과점주주에게 지분 30%를 매각하며 추진했던 민영화를 우리금융 수장이 돼 마무리한 것이다.

또 같은 해 7월에는 주주 가치 강화 방안인 ‘밸류업 계획’을 내놓고 보통주자본비율 13%, 총주주환원율 50%를 중장기 목표로 제시했다. 이는 은행지주 가운데 첫 시도였으며 올해부터 비과세 배당을 도입한 점도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AX·포용금융을 통한 미래 성장 체제 구축

무엇보다 임 회장이 추진한 종합금융그룹 체제 구축은 도착점이 아니라 새로운 성장 전략이 본격적으로 작동하는 출발점에 가깝다. 그는 2025년을 기점으로 ‘신뢰 회복→핵심 경쟁력 강화→도약 기반 확보’라는 3단계 전략 프레임을 제시하고 이를 AX(AI Transformation) 기반의 업무 혁신과 연계하는 구조적 변화를 선언했다. 이는 단순한 디지털 전환(DX) 관점이 아닌, 전사 프로세스를 AI 기반으로 재설계하고 업무 효율, 리스크 관리, 심사 체계, 데이터 활용 능력을 전면적으로 개편하는 전략적 접근이다.

기존 금융권의 디지털 전환이 주로 ‘온라인 고도화·모바일 채널 강화’라는 고객 접점 중심의 변화였다면, 우리금융이 내세운 AX는 ‘의사결정 체계의 지능화·자동화·데이터 기반 최적화’라는 전사적 운영 체계 개혁에 가깝다. 이러한 방향성은 향후 금융 산업 경쟁이 고객·채널 확대보다 내부 시스템·데이터·AI 운영 효율성으로 이동한다는 점을 전제로 한다.


아울러 우리금융은 ‘미래동반성장 프로젝트’를 가동하며 향후 5년간 총 80조 원 규모의 금융 지원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이 프로젝트는 첨단 산업, 에너지 전환, 지역경제 활성화, 청년·서민·소상공인 포용금융 확대를 포괄해 단순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프레임이 아닌 ‘생산적·포용금융의 실질 모델’을 지향한다. 이는 금융이 단순히 대출과 수수료를 통한 수익 확보가 아니라, 미래 가치 창출 기반을 함께 설계하는 경제 동반자 역할을 한다는 인식에서 비롯된 정책형 성장 전략에 가깝다. 특히 정책금융, 지방정부, 계열사, 투자은행(IB), 프라이빗에쿼티(PE), 보험이 결합되는 구조는 기존 금융지주사의 운영 방식에서 보기 어려운 통합형 접근이다.

우리금융의 향후 성과를 좌우할 주요 변수로는 내부통제와 외부 환경이 꼽힌다. 임기 초반 전임 회장 친인척 대출 문제로 촉발된 내부통제 이슈가 여전히 부담으로 남아 있으며, 새 정부 출범에 따른 정치적 환경 변화 또한 주목해야 할 요소다. 그럼에도 시장에서는 임 회장이 고위 공직자 출신으로서 쌓은 정책 경험과 위기 대응 능력이 ‘외풍’을 극복하는 힘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적지 않다.

신뢰 회복·조직 문화 개선…CEO가 직접 나선다

실제로 취임 이후 임 회장은 내부통제와 윤리경영을 그룹의 최우선 과제로 제시했다. 올해 전체 그룹 임직원을 대상으로 윤리 문화 특화 진단을 실시하고, 기업 문화 건강도 진단을 연례화하는 등 ‘신뢰 회복’을 목표로 한 조직 문화 개선 작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특히 계열사 최고경영자(CEO)가 직접 진단 결과와 개선안을 설명하고 실행 계획을 수립하는 방식으로 책임성을 강화한 점도 눈에 띈다.

한편 금융소비자 보호 및 내부통제 강화와 더불어, 금융기관 본연의 역할 회복 역시 중요한 목표로 설정됐다. 임 회장은 “신뢰가 훼손된 우리금융을 더 단단한 신뢰 기반 위에 세우는 것이 지금 해야 할 일”이라고 강조하며, 취약차주 보호 및 포용금융 확대, 생산적 금융으로의 자금 흐름 전환을 그룹의 핵심 사명으로 제시하고 있다.

이 밖에 보험사 인수에 따른 과제도 남아 있다. IFRS17(보험사 신회계기준) 체제에서 핵심 지표인 보험계약서비스마진(CSM) 관리 역량 확보와 해지율, 유지율 등 질적 지표 안정화가 요구된다. 인수 승인 조건에 따른 약 1000억 원 규모의 내부통제, 리스크 관리 체계 고도화 투자도 불가피하다. 아울러 동양·ABL생명 브랜드 통합 전략과 고령층 대상 상품 개발이 수익성의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며, 생보사 통합 후 포트폴리오 재편과 조직·채널 효율화가 본격화되는 내년이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우리금융 첫 연임 회장 탄생할까

최근 우리금융그룹은 내년 3월 임 회장의 첫 임기 만료를 앞두고 차기 회장 선출을 위한 준비 작업에 들어갔다. 지난 10월 28일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를 구성해 사내외 인사 15명을 차기 회장 후보군으로 관리하고 있다. 임추위는 위원 7인을 모두 사외이사로 구성했으며, 경영승계규정과 최고경영자 경영승계계획을 기반으로 2개월에 걸쳐 승계 프로세스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번 우리금융 차기 회장 선출에서 가장 주목받는 것은 임 회장의 연임 여부다. KB, 신한, 하나 등 4대 금융그룹 중 유일하게 우리금융은 지금까지 ‘연임 회장’을 배출하지 못했다. 2019년 지주사 체제 출범 이후 손태승 전 회장이 우리은행장과 회장을 1년 2개월가량 겸직한 적이 있지만 기간이 짧아 사실상 ‘연임 체제’가 형성되지 못했다는 평가다. 주요 금융그룹 회장의 장기 집권에 대한 일부의 비판도 있지만 금융업 특성상 CEO의 연임, 즉 리더십의 연속성은 전략의 일관성과 성장의 지속성, 지배구조의 안정성, 그리고 시장의 신뢰 확보 측면에서 중요한 변수로 작용한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우리금융그룹 내부에서는 임 회장이 지난 3년간 추진한 조직 체질 개선, 성장 기반 조성, 미래 전략 방향 설정 노력이 결실을 맺을 수 있도록 연임을 통한 ‘전략 지속성’ 확보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임 회장의 연임 여부는 향후 우리금융의 경영 구도와 중장기 경쟁력을 가늠하는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김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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