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가 발생한 물류센터는 2014년 7월 준공된 아시아 최대 규모 물류센터다. 지하 1층부터 지상 4층까지 연면적 19만3210㎡(약 5만8000평)으로 축구장 27개 넓이를 합친 것과 맞먹는다. 물류센터에는 하루에만 11t(톤) 화물차 150대가 동시에 접안해 최대 15만 박스의 물류를 처리한다. 내부에는 층마다 160만개에서 350만개씩 의류와 잡화 상품들이 보관된다. 이랜드그룹이 운영하는 패션 브랜드 뉴발란스와 뉴발란스키즈, 스파오, 후아유, 슈펜, 미쏘, 로엠, 에블린, 클라비스, 폴더 등 10여 브랜드 재고를 관리한다.
그러나 이번 화재로 물류센터가 사실상 전소되면서 이랜드그룹의 최대 1100만점에 이르는 의류와 신발 등이 소실될 위기에 처했다. 11월 블랙프라이데이와 연말 쇼핑 대목 등을 앞두고 이랜드그룹으로서는 막대한 재산 피해를 입게 된 상황이다. 내부에 보관된 의류와 각종 시설물도 사실상 전부 소실된 것으로 파악되면서 이랜드그룹의 대규모 손실을 피하기 어려워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패션업계 최대 성수기로 꼽히는 연말과 겨울철을 앞두고 화재가 발생하면서 실적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이랜드그룹 전체 매출 중 패션이 차지하는 비율은 51.2%에 달한다.

이랜드는 우선 화재 발생 직후부터 부평·오산 물류센터 등 그룹 인프라를 활용해 긴급 대체 출고를 진행 중인 상황이다. 이미 전국 매장에는 겨울 신상 대부분이 출고된 만큼 오프라인 매장은 정상 운영이 가능하지만, 온라인 발송분은 차질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일부 주문이 이미 취소됐으며, 추가 취소 건은 고객센터를 통해 개별 안내할 예정이다. 출고 가능한 상품은 19일부터 순차적으로 배송 재개된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이랜드 관계자는 "건물·물류 인프라를 보유 중인 이랜드월드의 의류 이월 재고 및 가을·겨울(FW) 시즌 상품이 소실되는 피해가 있었다"며 "자체 공장을 활용해 제품 생산 속도를 높이는 등 영업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전사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들어온 주문건은 대체 물류로 해결하거나 오프라인 매장에서 발송하는 등 최대한 물량을 확보하려 노력 중"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화재가 난 물류센터 인근에 이랜드 리테일 물류센터가 한 곳 더 있는데 그 곳을 대체 허브로 잡고 나머지 권역별로 있는 물류센터 동선을 재조직화하는 중"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화재로 가장 주목되는 이슈는 연말 대규모 할인 행사 진행 여부다. 특히 뉴발란스는 매년 연말 할인 기간에 온라인·오프라인에서 러닝화·스니커즈 할인폭이 커 대기 수요가 많은 브랜드다. 다가온 블랙프라이데이 시즌에는 인기 품목을 중심으로 재고 부족·배송 지연이 불가피할 수 있다. 다만 일부 브랜드는 예정대로 할인행사를 한다. 현재 진행 중인 ‘스파오 아우터 페스타’와 ‘로엠 브랜드 위크’ 행사도 중단없이 진행된다. 이랜드 측은 “블랙프라이데이 및 예정된 행사 진행 여부는 브랜드별로 달라질 수 있다”며 “상황에 따라 유동적으로 판단할 계획”이라고 했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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