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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보유액 늘려야" vs "1조달러 대외자산이 안전판"

입력 2025-11-17 17:39   수정 2025-11-18 01:43

한·미 관세 협상의 결과로 연간 최대 200억달러 규모 대미 투자를 하게 된 점도 최근 원·달러 환율 상승의 주요인으로 꼽힌다. 외환보유액에서 나온 이자와 배당이 대미 투자에 사용되면서 당국의 시장 개입 여력이 줄어들 것으로 시장은 우려하고 있다. 일각에선 외환 안전판인 외환보유액을 늘려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지만 늘어난 순대외금융자산이 그 역할을 해줄 수 있다는 반론도 적잖다.

17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10월 말 기준 외환보유액은 4288억달러로 집계됐다. 전달 4220억달러에서 소폭 증가했지만 2021년 10월 기록한 역대 최대치(4691억달러)에 비해선 400억달러 넘게 적다. 이 기간엔 운용 수익을 외환보유액 확충을 위해 재투자했는데도 큰 폭의 감소가 나타났다. 2022년 이후 환율이 상승하는 국면에서 외환당국이 3년6개월 동안 달러를 700억달러 넘게 순매도한 영향으로 파악된다.

한국 외환보유액 수준에 대해선 다양한 평가가 있다. 국제통화기금(IMF)과 국제결제은행(BIS)이 산정한 기준에 따르면 한국의 적정 외환보유액은 5200억~7000억달러다. 현재 쌓아놓은 외환보다 1000억~3000억달러를 더 쌓아야 한다는 의미다.

일본 대만 등 이웃 국가들과 비교해도 한국의 외환보유액은 적은 편이다. 9월 말 기준 일본 외환보유액은 1조3413억달러로 지난해 국내총생산(GDP)의 30% 수준이고, 대만은 6029억달러로 GDP의 70%를 웃돈다. 반면 한국은 GDP의 22% 수준에 그친다.

하지만 외환당국은 한국 외환보유액은 충분하다는 입장이다. IMF와 BIS 기준은 신흥국에 적용되는 공식이라는 것이 당국의 설명이다. 외환당국 고위 관계자는 “IMF와 BIS에서는 한국 외환보유액에 대해 더 이상 정량적 평가를 하지 않고 있다”며 “정성적으로 볼 때 한국은 외환보유액이 부족하지 않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당국의 시장 개입은 변동성을 조절하기 위한 것으로 환율 수준을 결정하지는 못한다”고 덧붙였다.

1조달러를 넘은 순대외금융자산이 외환 안전판 역할을 충분히 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해외에 투자한 투자자들이 원화가 과도하게 저평가됐다고 판단하면 원화를 사들여 시장 기능이 작동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한은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순대외자산이 늘면서 원화 약세 압력은 강해졌지만 외환 안전판이 확대되고 대외 건전성이 강화된다는 긍정적인 측면도 있다”고 분석했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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