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러시아 공장을 매각하고 시장에서 철수한 현대차가 현지에서 여러 상표를 등록했다는 보도가 또 나왔다. 현대차의 러시아 복귀에 대한 관심이 계속되는 이유는 현대차가 공장을 매각했을 당시 공장을 일정 기간 내에 되살 수 있는 '바이백' 조건을 내걸었기 때문이다. 다만 현대차의 이러한 움직임은 일반적 관행이라는 반론도 있다.
리아노보스티 통신은 러시아연방지식재산서비스 데이터베이스를 확인한 결과 현대차가 이달부터 2034년까지 현대차 로고를 포함한 상표들을 등록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리아노보스티 통신은 그러면서 "이제 현대차는 러시아에서 자동차와 다양한 자동차 부품을 생산 판매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현대차의 러시아 시장 재진출 가능성이 계속 거론되는 이유 중 하나는 러시아 공장을 재매입할 수 있는 바이백 조건 시한이 올해 말까지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현대차그룹은 2023년 12월 러시아 업체 아트파이낸스에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을 포함한 러시아 지분 100%를 1만루블(당시 약 14만원) 매각했다. 2022년 2월부터 시작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서방 제재가 계속되면서 부품 수급 등 사업에 어려움을 겪자 그해 3월 공장 가동을 중단한 뒤 내린 결정이다.
구체적 계약 조건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현대차가 2년 내 공장을 되살 수 있는 바이백 조건을 내걸어 1만 루블(당시 약 14만원)에 매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 달이면 현대차가 공장을 매각한 지 2년이 된다. 다만 현대차 공장 매각 계약 체결은 2024년 1월 마무리됐다.
러시아는 무시할 수 없는 자동차 시장이다. 한국무역협회 등에 따르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일어나기 전인 2021년 한국의 대러시아 승용차 수출 비중은 25.5%에 달했다. 같은 해 러시아 자동차 판매 순위로는 러시아 현지 기업 라다(35만714대)가 1위이며, 그 뒤로 기아(20만5801대)와 현대차(17만1811대) 2·3위를 기록했다.
현대차는 2010년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을 준공하고 러시아 시장 공략에 나섰다. 현대차 솔라리스와 크레타, 기아 리오와 리오 X 라인 모델이 생산됐다.
지난 5월 타스 통신 등은 현대차가 러시아 연방 지식재산서비스에 '현대(Hyundai) ix10', '현대 ix40', '현대 ix50' 등 3개의 상표를 등록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다만 리아노보스티 통신은 이번 조치가 당장 복귀하는 것은 아니라는 반론도 전했다. 상표 등록이 곧 시장 재진출과 연관된 것은 아닌, 불법적 사용을 막기 위해 회사가 진출하지 않은 시장에서도 사전에 이뤄지는 일반적인 기업의 관행이라는 얘기다.
리아노보스티는 한국의 자동차 업계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현대차의 러시아 상표 등록은 지식재산권 보호를 목적으로 하는 기업들의 일반적인 관행이며 시장 복귀와는 관련이 없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또 자동차 산업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기업은 사업을 계속하든 하지 않든 상표 등록하는 이유가 상표가 지식재산권의 대상이기 때문이다"고 전했다.
아트파이낸스의 자회사 AGR자동차그룹은 현대차로부터 인수한 공장에서 현대차가 제조·판매하던 '솔라리스' 등 브랜드를 그대로 유지한 채 차량을 생산하고 있다.
최수진 한경닷컴 기자 naive@hankyung.com
관련뉴스








